[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서재응(29.탬파베이 데브레이스)이 지난 2003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로이 할러데이(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맞대결서 결코 밀리지 않는 투구를 펼쳤으나 불펜의 방화로 승리가 날아가는 아픔을 겪었다. 서재응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 선발등판, 6이닝을 7피안타 3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틀어막았다. 서재응은 탬파베이가 3-0으로 앞선 7회 무사 1,2루서 후안 살라스와 교체돼 이날 투구를 마쳤다. 방어율은 5.20에서 4.98로 낮아졌다. 하지만 탬파베이 마무리로 나선 시드 맥클렁이 9회 연타를 얻어맞으면서 불을 지르는 바람에 서재응은 승패와 무관하게 됐다. 지난 7월30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오랜만에 품에 안은 듯했던 승리가 눈 깜짝할 사이에 날아간 것이다. 이날 서재응은 직구 스피드를 가감하는 특유의 완급피칭을 앞세워 토론토 타선을 잠재웠다. 제구력 문제로 같은 팀에게 난타를 당한 백차승(27.시애틀 매리너스)과 달리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거치는 기막힌 제구력을 선보이며 상대 타자들을 농락했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결정적 순간에 실점을 하지 않는 위기 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모두 27번 토론토 타자들과 상대한 서재응은 투구수 91개(스트라이크 50개)를 기록했고 땅볼(4개) 보다는 뜬공(12개)으로 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탈삼진은 2개. 1회부터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밟은 7회까지 거의 매 이닝 위기가 있었지만 침착한 투구를 선보였다. 고비마다 범타를 유도하며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과시했다. 서재응은 1회 투아웃을 잘 잡은 뒤 강타자 버논 웰스에게 좌측 2루타, 후속 라일 오버베이에게 볼넷을 허용해 긴장감을 조성했다. 하지만 장타력이 돋보이는 트로이 글로스를 볼카운트 2-1에서 헛스윙삼진으로 돌려세워 위기를 돌파했다. 2회에는 역시 2사 뒤 애런 힐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지만 제이슨 맥도널드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호투의 발판을 마련했다. 선두 리드 존슨을 우전안타로 내보낸 3회에는 1사 뒤 웰스를 5-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유도, 간단하게 수비를 끝냈다. 4회에도 서재응은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1사 뒤 글로스에게 우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허용한 뒤 애덤 린드에게 우익수 큼지막한 플라이를 허용, 2사 3루에 몰린 것. 하지만 서재응은 스위치히터 그렉 존을 좌익수 평범한 플라이로 유도하고 무실점 행진을 이었다. 이후는 거칠 것이 없었다. 5회 힐을 몸 맞는 공으로 내보냈지만 3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처리했다. 6회에는 제구력 난조를 겪으며 안타와 볼넷으로 1사 1,2루 위기에 처했으나 좌타자 린드를 삼진, 존을 2루수 내야플라이로 유도하고 수비를 끝냈다. 특히 6회에는 선두 웰스의 웰스의 강한 직선 타구를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직접 잡아 관중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7회에도 마운드를 밟은 서재응은 그러나 선두 힐에게 2루수 키를 넘어가는 텍사스 안타를 허용한 뒤 대타 케빈 바커에게 우전안타를 내줘 무사 1,2루에 몰린 뒤 교체돼 이날 투구를 마감했다. 서재응을 구원한 살라스가 무사 만루에 몰린 뒤 웰스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서재응은 이날 유일한 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하지만 살라스가 추가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수비를 끝낸 덕에 승리투수 자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단은 9회에 벌어졌다. 탬파베이가 3-1로 앞선 9회말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등판한 맥클렁이 4안타를 얻어맞고 2실점하면서 순식간에 서재응의 승리가 무산된 것. 결국 서재응은 아무 소득 없이 헛심만 쓴 꼴이 됐다. 이날 탬파베이 타선은 2회 할러데이의 폭투로 선취점을 얻은 뒤 6회 칼 크러포드의 내야땅볼로 1점을 보탰다. 7회에는 토마스 페레스의 적시타로 3점째를 올리며 오랜만에 서재응을 뒷받침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