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36)은 역시 스타였다. 비록 타율은 2할대 초반이어도 팬과 팀이 절실히 원할 때 무엇을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확실히 보여줬다. 소속팀 KIA의 4강 사활이 걸려있던 17일 두산과의 잠실 더블헤더 1차전에 6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이종범은 1-0으로 앞서던 5회초 2사 만루에서 김명제의 2구째 130km 변화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에 그대로 맞는 적시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키고도 1득점에 그쳤던 KIA는 3-0으로 앞서나가 승기를 잡았다. 이에 앞서 이종범은 2회에도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그러나 1사 3루에서 김상훈의 스퀴즈 번트가 실패하면서 홈으로 쇄도하다 횡사했다. 슬라이딩하다 다리에 통증을 입은 이종범은 업혀서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교체되리란 예상을 깨고 이종범은 2회말 중견수 수비를 하기 위해 나타났다. 팀 내 최고참인 이종범이 KIA의 시즌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경기에서 희생정신을 보이자 후배들도 몸을 사릴 수 없었다. 결승점이 된 5회 첫 득점을 올린 이용규는 2사 1,3루에서 1루주자 장성호가 협살에 걸리자 3루와 홈 사이에서 기민한 주루 플레이를 펼쳐 두산 내야진이 3루에 볼을 던지는 사이 장성호를 살려냈다. 이종범은 7회 2사 2루 볼 카운트 투 스트라이 노 볼이란 절대 불리한 상황에서도 김성배의 4구째 129km 변화구를 밀어쳐 4-0으로 달아나는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왜 아직도 KIA 팬들이 "이종범"을 연호하는지 제대로 증명해준 이종범의 대활약이었다. sgoi@osen.co.kr KIA가 1-0으로 앞서던 5회초 2사 만루에서 6번 이종범이 2타점 2루타를 친 뒤 2루에서 환호하고 있다./잠실=박영태 기자 ds3fa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