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29일 개봉했던 영화 ‘왕의 남자’는 개봉 전까지만 하더라도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왕의 남자’는 그 전까지 한국영화 흥행기록을 가지고 있던 ‘태극기 휘날리며’를 뛰어넘었다. 주연을 맡았던 감우성, 정진영, 강성연, 이준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고, 특히 이준기는 이 영화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리고 이준익 감독도 강우석, 강제규 감독에 이어 ‘1000만 감독’ 대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준익 감독의 차기작 ‘라디오스타’가 9월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1000만 감독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영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 여기에 안성기, 박중훈과의 호흡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대감이 높은 이유는 소소한 일상을 재미와 감동으로 풀어낸 이준익 감독의 연출력 때문이다. ‘라디오스타’는 20년간 동고동락한 철없는 록가수(박중훈 분)와 속이 깊은 매니저(안성기 분)의 이야기다. 복잡한 도시가 아닌 한적한 지방으로 내려가 라디오 DJ가 된 왕년의 가수왕은 여전히 우월의식에 빠져있는 철없는 캐릭터다. 그의 곁에 항상 붙어있는 매니저는 가수를 떠받들면서도 변화된 상황을 받아들이며 적응해 간다. 그리고 지방 방송이라는 특성을 살려 지방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과 순수한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이어지는 웃음은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고 등장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따라가게 만든다. 그러면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연스럽게 자극한다. 9월 13일 진행된 VIP 시사회를 통해 ‘라디오스타’를 본 스타들도 영화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왕의 남자’ 이준기는 “보는 내내 웃다가 마지막에 계속 울었다”며 영화 대박을 기원했고, 장동건도 “오랜만에 감동적이고 마음 따뜻한 영화를 봤다”는 소감을 남겼다. 국민 여동생 문근영은 “너무 많이 울었고, 너무 많이 웃었다”며 “배우들이 꼭 봐야하는 영화인 것 같다”고 말했고, 공형진은 “100번 웃고 2번 울었다. 또 한편의 국민 영화가 나와서 기쁘다”고 극찬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형사 듀얼리스트’의 이명세 감독은 ‘라디오스타’를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영화”라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라디오스타’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올 추석에는 개봉하는 영화들이 장르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개봉작들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 시즌의 강자인 가문시리즈의 3편 ‘가문의 부활’이 ‘라디오스타’보다 한 주 일찍 개봉해 흥행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 ‘라디오스타’ 흥행에 큰 걸림돌이라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왕의 남자’와 달리 개봉 전부터 찬사가 쏟아지면 기대감이 높은 ‘라디오스타’가 추석 극장가를 강타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