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일화도 '전기리그 우승팀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하는가.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전기리그 우승팀 성남이 후기리그에서 갑자기 슬럼프에 빠진 모습을 보이면서 '전기리그 우승팀 징크스'라는 악령이 되살아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전기리그 우승팀 징크스는 K리그가 출범한 지난 1983년부터 시작됐다. K리그 23년동안 전후기로 리그가 진행된 것은 지난 1983년과 1984년, 1995년, 1996년, 2004년, 2005년, 올해까지 6번. 하지만 이 가운데 전기리그 우승팀이 리그를 제패한 것은 지난 1995년 성남이 유일하다. K리그 출범 첫 해인 지난 1983년에는 대우가 전기리그에 3승 4무 1패로 1위를 차지했다. 대우는 후기리그에서도 3승 3무 2패로 2위를 차지, 전기리그 못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전기에 2승 5무 1패, 후기에 4승 3무 1패로 꾸준한 성적을 올린 할렐루야에게 승점 1점 차로 원년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1984년에는 유공이 전기리그에서 9승 2무 3패로 1위를 차지했지만 후기리그에서는 4승 7무 3패로 5위에 그쳤고 결국 대우에게 정상을 내주고 말았다. 또 1996년에는 울산 현대가 전기리그에서 11승 3무 2패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후기리그에서는 5승 11패로 전체 9개팀 중 최하위로 떨어졌고 후기리그 우승팀 수원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무릎을 꿇으며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전후기 우승팀과 전후기 통합 성적 1, 2위팀까지 4개팀이 치르는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이 채택된 2004년과 2005년 역시 전기리그 우승팀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2004년에는 포항이 전기리그에서 6승 5무 1패로 우승했지만 후기리그에서 2승 3무 7패로 최하위로 떨어졌고 2005년에는 부산이 7승 4무 1패로 전기리그에서 빼어난 성적으로 1위에 올랐지만 후기리그에서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3무 9패에 머물렀다. 모두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지난 1995년 전기리그에서 10승 3무 1패로 전기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성남(당시 일화)은 후기리그에서 3승 6무 5패로 전체 8개팀 중 7위로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지만 후기리그 우승팀 포항과의 챔피언전에서 1, 2차전을 비긴 뒤 3차전에서 이상윤의 연장 전반 골든골로 정상에 올랐다. 전기리그에서 10승 2무 1패로 무적의 전력을 자랑했던 성남은 후기리그에서도 초반 2경기에서 2연승을 달리며 전기리그 우승팀 징크스를 모르는 듯했지만 최근 3경기에서 2연패를 포함해 1무 2패를 기록하며 7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특히 1무 2패를 당하는 동안 단 한 골도 뽑아내지 못했을 정도로 골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성남이 전력에 공백이 생긴 것도 아니다. 두두를 FC 서울로 보내긴 했지만 골잡이 이따마르를 데려왔고 조직력 강화를 위해 전남이 아까워 하던 네아가도 영입했다. 여기에 정규리그 10골을 기록 중인 우성용도 건재하다. 이 때문에 성남은 최근 3경기 부진은 잠시 스쳐나가는 '소나기'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전후기 통합 우승이 마음대로 되겠느냐"면서도 "수원 서울 울산 포항 등이 후기리그에서 우승하려면 우리에게 잘 보여야 할 것"이라며 태연함을 보이고 있다. 성남이 현재 겪고 있는 부진을 떨쳐버리고 전기리그에서 보여줬던 전력을 회복할지, 아니면 전기 우승팀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계속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성남의 다음 상대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는 포항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tankpark@osen.co.kr 득점 없이 비긴 지난 17일 성남-전남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