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구장, 천연잔디로 바꿔야", 김재박
OSEN 기자
발행 2006.09.19 08: 43

올 시즌 내내 삼성 라이온즈 선동렬 감독과 대구 홈 팬들의 화두는 ‘구장 신축’이다. 대구 팬들은 삼성이 페넌트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어도 야구장에만 가면 얼굴이 찌푸려진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낙후되고 불안한 야구장을 보면 화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삼성 서포터스와 팬들은 ‘구장 신축’, ‘실력은 메이저급, 야구장은 프로 원년’, ‘실력은 1등, 구장은 꼴찌’ 등의 플래카드들을 만들어서 대구구장은 물론 원정구장까지 들고다니며 시위하고 있다. 야구장 신축을 약속했던 대구시에 빠른 행보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삼성과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라이벌 구단 현대의 김재박 감독도 ‘의미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김 감독은 “구장 신축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그라운드 보수는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다. 대구구장은 하루 빨리 천연잔디구장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의 부상 방지와 함께 멋진 플레이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이 뜬금없이 자신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대구구장 문제에 대해 한 마디를 거들고 나선 데는 이유가 있었다. 김 감독은 기자들과 삼성 및 국가대표팀 관련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문득 예전에 현대에서 활동하다 지금은 삼성에서 뛰고 있는 내야수들인 박종호(33)와 박진만(30)의 부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박진만과 박종호가 현대에서는 그렇게 아프지 않았는데 삼성으로 가서 부상이 잦은 것 같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감독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구구장 그라운드의 인조잔디도 부상 원인 중 하나”라며 열변을 토했다. 김 감독은 “딱딱한 인조잔디 그라운드에서 2, 3년 뛰면 허리와 무릎 등에 부상이 올 수밖에 없다. 종호나 진만이도 그런 탓에 더 부상이 많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구장 신축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그라운드 교체는 대구시나 삼성 구단의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작업이다. 김 감독과 함께 옆에 있던 한 방송위원은 “우천으로 경기를 몇 경기 못해 시즌이 길어지는 한이 있어도 천연잔디 구장해서 야구를 해야 한다. 우천 연기는 시즌을 조금 일찍 시작하면 해결되는 문제”라며 김 감독의 의견에 동의했다. 사실 인조잔디 그라운드 등 열악한 시설의 대구구장에서 계속 경기를 소화하는 것은 삼성 구단 자체의 손실이기도 하다. 수십 억 원을 투자한 박종호, 박진만 등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선수들이 부상으로 게임을 제대로 뛰지 못하는 것 자체가 구단 재산의 손실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구장 신축에 앞서 선수보호 및 경기력 향상 차원에서 대구 구장의 잔디 교체건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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