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보다 낯선’ 조용한 퇴장, 진한 아쉬움
OSEN 기자
발행 2006.09.20 07: 58

SBS TV 월화드라마 ‘천국보다 낯선’(조정화 극본, 김종혁 연출)이 9월 19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표는 마지막까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첫 방송 시청률 5.1%로 시작한 ‘천국보다 낯선’은 3, 4%대의 시청률을 보이다가 마지막 방송도 3.8%(AGB닐슨미디어리서치), 4.4%(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경쟁드라마가 시청률 40%를 넘나드는 ‘주몽’이었다고는 하지만 예상 외의 저조한 성적표임은 틀림없다. 이성재 김민정 엄태웅 이라는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모아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는 것은 뭔가 심각한 부조화가 있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캐릭터들이 ‘너무 낯설었거나’ 아니면 ‘너무나 눈에 익었던’ 이유가 있을 수 있고 각 캐릭터들이 서로 조화되지 못하고 겉돌았을 수도 있다. 이미 온갖 자극에 노출된 시청자들이 점점 높은 수위의 자극을 요구하고 있는 탓에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차분한’ 드라마에는 빠져들 여유가 없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고 해서 ‘천국보다 낯선’이 남긴 의미까지 도매금으로 넘어 갈 수는 없다. 제작사(팝콘필름)에서 방영 전부터 강조한대로 이 작품은 영화 제작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웰메이드 드라마’였다. 극적 구성력이 돋보이는 서사 구조는 그날그날 화면 메우기에 급급한 여느 드라마와는 분명 달랐다. 당영한 결과로 이 드라마에 빠져 들었던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보내고 있는 여운 강한 메시지에 깊은 감동을 받고 있다. 겉은 화려하지만 그 내면은 추악하기까지 한 연예인의 세계, 한 여인을 둘러싼 유사 가족 간의 운명적인 갈등 등으로 포장된 작품이기는 하지만 그 기저에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가 굳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이 남긴 의미를 따져 보기도 전에 시청자들의 관심 밖에 나면서 그 의미를 전달할 기회조차 빼앗겨 버린 ‘천국보다 낯선’은 그래서 더욱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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