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의 강속구에서 106km의 슬로커브까지’. ‘돌직구’ 오승환(24.삼성)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야구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특급 소방수 오승환이 신무기 개발로 타자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프로무대에 데뷔하자마자 돌풍을 일으킨 오승환은 ‘돌직구’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볼끝이 좋은 강속구가 주무기였다. 최고 구속 152km에 이르는 볼끝이 뛰어난 직구를 던지며 최고 소방수의 입지를 다진 오승환이 최근 들어 변화구를 갈고 다듬는 데 열중이다. 이전부터 던지던 빠른 슬라이더와 커브 외에 요즘에는 슬로커브를 한두 개씩 구사하며 타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150km의 강속구로 윽박지르다 100km대의 '아리랑볼'을 던지면 타자들은 배팅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지난 12일 KIA전에서 처음으로 슬로커브를 공개한 오승환은 “타자들이 나하고 상대할 때는 직구에만 초점을 맞추고 나온다. 그래서 나도 변화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슬로커브를 던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승환의 변화구는 아직은 직구만큼 위력적이지는 못하다. 변화구 컨트롤이 안정적이지 못해 주무기는 여전히 ‘돌직구’다. 하지만 오승환은 변화구도 좀 더 날카롭게 만들고 컨트롤도 안정적으로 다듬어 선수 생명을 늘이기 위해 꾸준히 훈련할 뜻을 감추지 않고 있다. 오승환이 마무리로 등판해 경기하는 중에 슬로커브를 한두 개씩 던지며 ‘실험 투구’를 펼치는 것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여겨진다. ‘언젠가는 선발로 던지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오승환이기에 선발투수로 뛰는 날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짧은 이닝에 강력한 직구 스터프를 무기로 하는 마무리 투수로는 ‘돌직구' 하나로도 충분하지만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 투수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화구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최고 마무리에 만족하지 않고 자기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오승환이 날카로운 변화구도 장착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오승환이 성공적으로 변화구를 무기로 만들면 상대 타자들을 더욱 간단하게 요리할 전망이다. 오승환은 현재 4승 3패 42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73을 마크하고 있다. 세이브 한 개만 더 추가하면 한국야구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