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이라도 양대 리거라는 호칭을 달고 싶었어요". 고인규(19, SKT)는 생애 첫 번째로 MSL 무대에 진출한 뒤 기쁨보다는 스타리그 탈락을 아쉬워했다. 고인규는 지난 19일 서울 삼성동 MBC게임 히어로센터에서 벌어진 'MBC 무비스 서바이버 리그' MSL 결정전에서 삼성전자의 주영달을 2-0으로 완파하고 MSL 진출 티켓을 차지했다. 이날 평소 추구하는 공격적인 운영이 아닌 안정적인 운영으로 임한 고인규는 "스타리그에 가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 내적으로가 아닌 외적으로도 많은 점을 느꼈다"면서 "그동안 프로리그 전기리그가 끝나고 나서 스타리그 진출도 하고 내가 잘한다고 생각했다. 마치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스타리그 24강 탈락이 아니라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줄 알았다. 스타리그를 통해서 내 위치를 느꼈다"며 MSL 진출보다는 스타리그 탈락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연습 때는 전략적인 플레이로도 곧잘 했는데 방송에 나가서는 허무하게 패했다.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지만 성적이 아예 안 나올 것 같다. 성적을 내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기고 싶다. 빨리 떨어진 자신감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주영달의 공격적인 플레이에 맞서 수비적으로 운영하며 한 방 병력으로 진출에 승리를 내리 따낸 고인규는 "1세트의 경우 끝가지 이겼다는 생각을 못했다. 주영달 선수가 계속 공격을 하길래 막다보면 기회가 한 번 정도 생길 것 같았다. 10시와 11시 확장을 하고 나서 할만 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힌 뒤 "2세트는 블리츠라는 맵에서 다양한 전략이 나온 덕을 봤다. 경기 끝나고 주영달 선수가 전진 팩토리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나도 처음에는 그런 쪽으로 전략을 구사하려다 더블 커맨드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고인규는 "잠깐이라도 양대 리거라는 호칭을 달고 싶었다. 양대 리거가 부러웠다"며 "스타리그에서 떨어지고 많은 것을 느껴 MSL에 진출할 수 있었다. 차기 MSL 이전에 노력을 많이 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MSL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 MBC무비스 서바이버 리그 MSL 결정전. ▲ 주영달(삼성전자 칸) 0 - 2 고인규(SKT T1) 1세트 주영달(저그, 7시) 고인규(테란, 1시) 승. 2세트 주영달(저그, 11시) 고인규(테란, 1시) 승.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