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과 싸우는 사람들, “내 몸엔 개그맨 피가 흐른다”
OSEN 기자
발행 2006.09.20 16: 41

“내 몸엔 개그맨의 피가 흐른다.” SBS TV 새 월화드라마 ‘독신천하’(이해정 염일호 극본, 김진근 연출)에서 바람둥이 스포츠센터 사장 윤지헌으로 출연하는 윤상현이 9월 20일 SBS 일산제작센터 제작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개그맨 뺨치는 개인기를 갖고 있는 윤상현이 자신의 캐릭터를 두고 한 말이지만 이 한 마디는 ‘독신천하’에 임하는 제작-출연진들이 마음가짐을 대변한 듯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그를 하듯 편안한 마음으로 나서지 않고는 경쟁 드라마인 MBC TV의 ‘주몽’ 같은 괴물과 어찌 맞서 싸울 수 있을까. 9월 25일 첫 방송될 ‘독신천하’는 윤상현을 비롯해 이현우 강지섭 김유미 유선 문정희 등이 출연해 독신 남녀들의 결혼과 사랑, 그리고 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저마다 연기에 대한 관념과 상대 드라마에 대한 각오를 갖고 있었지만 제작발표회에서 보여준 분위기는 ‘개그맨 같은 자유분방함과 편안함’ 그 자체였다. 맏형 격인 이현우의 각오는 이렇다. “환경이 열악할수록 더욱 좋은 기회이다. ‘주몽’에 집중적으로 관심이 쏠려 있는 만큼 그 관심을 역이용하면 ‘주몽’과 경쟁하는 드라마로 많은 관심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성형외과 의사로 등장하는 이현우는 “‘실장님’으로 상징되는 이전 캐릭터의 연장선에 있기는 하겠지만 연기가 나에게는 매번 도전이기 때문에 조금씩 변화는 있다. 우리 어머니는 그 미세한 연기의 차이를 눈치채고 계시더라”는 농담으로 편안한 분위기를 대변했다. ‘무늬만 독신주의자’ 한영은으로 출연하는 유선은 “틈새를 노리겠다”고 했다. “사극이 재미있는 장르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그 속성상 진지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드라마를 보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고자 하는 시청자들이 있을 것이고 그들의 공감대를 끌어 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에 대한 갈증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논리다. 드라마의 기획자인 SBS 고흥식 CP도 말에다 상당한 상징을 담아 냈다. “내가 오늘 거북이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왔다. 요즘 최고 인기곡이 ‘거북이’의 노래라고 알고 있다”고 했다. 본질만 좋으면 온갖 시련 속에서도 대중들로부터 분명히 인정받을 수 있다는 진리를 말하고자 했을 것이다. 이어 고 CP는 “우리는 ‘더 이상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심정으로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매우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강하게 밀고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시청률 40%를 상회하는 ‘주몽’과의 싸움은 분명 버거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모든 제작진과 출연진이 편안한 마음으로 강하게 밀어붙인다면 또 대적 못할 일도 아니다. 이미 ‘포도밭 그 사나이’가 보여준 증거가 있지 않는가. 100c@osen.co.kr SBS TV의 새 16부작 미니시리즈 ‘독신천하’의 출연진. 왼쪽부터 윤상현 유선 김유미 이현우 문정희 강지섭. /박영태 기자 ds3fa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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