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거둔 전북의 4-2 대승에는 최강희 감독의 적절한 전술 변화가 그 원동력이었다. 상하이 선화와의 지난 원정 1차전에서 선보인 바 있는 3-4-1-2 포메이션 대신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최강희 감독. 보띠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생각만큼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권집과 김재영 역시 경기 초반 상대에게 밀려 허리를 장악하지는 못했다. 여기에 전반 34분 가오린의 골이 터지면서 전북은 벼랑 끝에 서게 되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최강희 감독의 전술적인 감각이 빛났다.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2골 차 승리가 필요한 상황. 즉 3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최강희 감독은 수비수 왕정현을 위로 올려 제칼로와 투톱을 이루게 했다. 스리백에서 포백을 기반으로 한 4-4-2 포메이션으로 전술을 바꾼 것. 이 상황에서 상하이의 리웨이펑이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고 전북은 수적인 우세에 설 수 있었다. 공격에 숫자를 보강한 전북은 상하이를 계속 밀어붙였고 전반 종료 직전 사실상 왕정현이 반 이상을 만든 제칼로의 동점골이 터지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갈 수 있었다. 후반 들어서도 최강희 감독의 선택은 빛났다. 부진했던 권집 대신 신인 이현승을 중앙 미드필더로 놓은 것. 이현승으로 하여금 중앙에서 공격을 이끌게 하고 김재영이 홀딩 미드필더로 서는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구축한 전북은 내리 3골을 넣으며 4강행을 확정지었다. 교체 투입된 이현승은 송곳과 같은 패스를 넣어주며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그동안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병행하며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의 빛나는 전술 변화가 2004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아시아무대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할 수 있었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