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전인미답의 새로운 흥행 기록에 도전한다. 한햇동안 관객 1500만명 고지를 돌파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29일 개봉한 '왕의 남자'는 최종 스코어 1230만명을 동원했지만 올 여름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게 한국영화 최고흥행 기록을 내줬다. 한동안 굳건히 자리를 지킬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6개월 천하'에 그친 것이다. 그러나 이준익 감독은 '왕의 남자' 상영이 끝나기도 전에 차기작 촬영에 돌입했다. 추석 대목에 맞춰 개봉하는 휴먼 코미디 '라디오 스타'다. 한국에서 영화당 1000만 관객 이상을 기록한 감독은 4명뿐이다. '실미도'의 강우석, '태극기 휘날리며' 강제규, '왕의 남자' 이준익, 그리고 '괴물'의 봉준호다. 강우석 감독은 2003년 '실미도'이후 다음 작품 '한반도'(2006)까지 3년이 걸렸다. 과작으로 유명한 강제규감독은 '실미도'와 같은 해 '태극기 휘날리며'를 개봉하고는 무소식이고 봉준호 감독도 차기작에 앞서 한동안 숨을 돌린다. 인국 5000만명 나라에서 1000만 관객을 넘는 초대박 히트작을 낸 감독이라면 이런 저런 이유로 쉬어가는 게 당연하다. 후속작에 대한 관객과 주위의 기대감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데다 스타 감독으로서의 일정이 바빠지기 때문에 1년 안에 두 작품을 낸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이준익 감독은 왜? 이 감독은 "빚쟁이들에 쫓기다보니 잠시도 쉬고 있을 틈이 없었다. 빚 갚아야 할 사람이 노는 모습을 보이면 큰일 난다. 그래서 '왕의 남자'를 개봉하고 나서 바로 '라디오 스타' 준비에 들어갔다. 흥행 대성공으로 다행히 빚은 다 갚았지만 촬영 일정이 잡힌 뒤라서 바로 강행할수 밖에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하나 "빚 다 갚고나니까 남은 돈이 별로 없다. 내년에 '왕의 남자' 수익금에 대한 세금이 엄청날텐데 '라디오 스타' 잘돼야 그 돈으로 세금을 낸다"며 터털웃음을 터뜨렸다. '라디오 스타' 흥행에 대해서는 상당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30대의 반응이 뜨겁다. '왕의 남자'도 시사회 다음부터 입소문으로 흥행을 했는데 '라디오 스타' 역시 그런 분위기"라고 했다. 추석을 겨냥한 한국영화 경쟁은 치열하다. 최동훈 감독의 '타짜'를 비롯해 '가문의 부활' '잘살아 보세' '구미호 가족' '무도리' 등이 있고 강동원 이나영 주연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지난주 박스오피스 정상을 점령하며 일찍부터 분위를 탔다. '라디오 스타'가 넘어야 할 산은 높고 험하지만 각종 시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여세로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준익 감독이 '라디오 스타'로 300만명 이상을 동원, 1년 1500만명 관객 이상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울지도 올 추석 극장가의 또다른 구경거리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