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 킬러'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가 의외로 탈락하면서 4강에 오른 울산 현대 또는 전북 현대가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알 이티하드는 21일(한국시간) 새벽 열린 2006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연장전 끝에 알 카라마(시리아)에게 0-4로 완패했다. 1차전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해 1골 차로 져도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알 이티하드는 전반 41분과 후반 3분에 골을 허용해 전후반 90분동안 0-2로 뒤졌다. 결국 승패와 골득실, 원정경기 다득점까지 모두 같아져 치러진 연장전에서 알 이티하드는 2골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2004년과 2005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 3연패 신화를 쓰려고 했던 알 이티하드로서는 복병에게 무너진 셈이다. 특히 알 이티하드의 탈락은 K리그 구단으로서는 속이 후련하지 않을 수 없다. 알 이티하드와의 악연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알 이티하드와 4강전에서 만났던 전북은 1차전 원정경기에서 1-2로 아쉽게 졌지만 2차전 홈경기에서 힝키와 보띠의 연속골로 전반에 2-0으로 앞서 결승행이 눈 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후반 25분 치코에게 페널티킥으로 추격의 발판을 허용한 전북은 후반 43분 오사마 알 하르비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아 결국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알 이티하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성남 일화와의 결승전에서 1차전 홈경기를 1-3으로 내주고도 2차전 원정경기를 5-0 대승으로 장식하며 2004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가져갔다. 또 알 이티하드는 2005년 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부산을 만나 1차전 원정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고 2차전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 결승에 오른 뒤 2년 연속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무엇보다도 알 이티하드는 탁월한 재력을 바탕으로 해외 리그에서 뛰고 있는 우수한 선수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에 K리그 팀에게 있어서 만만치 않은 존재였다. 특히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를 앞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튼 원더러스에서 뛰던 하레드 보르헤티를 영입, 3년 연속 우승 의지를 불태웠을 정도. 그러나 보르헤티가 부상으로 2차전 원정경기에서 뛰지 못하면서 4강에도 오르지 못하고 말았다. 또 2002~2003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자 지난해 준우승팀인 알 아인(아랍에미리트연합)도 알 카디시야(쿠웨이트)에 덜미를 잡히면서 중동 강호들이 모두 탈락했다. 알 아인과 알 이티하드라는 거함을 물리쳤기 때문에 알 카디시야와 알 카라마 모두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쿠웨이트와 시리아 리그가 한국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K리그 구단의 첫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그만큼 눈 앞에 가까이 다가온 셈이다. 울산 또는 전북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한다면 오는 12월 일본에서 열리는 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tankpark@osen.co.kr 지난 2004년 12월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원정 2차전서 성남 일화에 대역전극을 펼치며 승리한 뒤 좋아하는 알 이티하드 선수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