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올해를 ‘어게인 1999년’이라며 한껏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1999년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와 지금의 상황이 ‘닮은꼴’이라는 것이 한화 측의 주장이다. 1999년 우승할 때 선발 마운드에는 ‘원투펀치’인 송진우와 정민철이 버티고 있었고 마무리에는 특급 소방수인 좌완 구대성이 지키고 있었다. 이들 3인방의 활약으로 우승을 일궈낸 한화는 올해도 그때와 비슷하다는 것. 선발 마운드는 ‘괴물 신인’ 류현진과 ‘돌팔매’ 문동환이 버티는 새로운 ‘원투펀치’가 지키고 있고 마무리는 6년만에 복귀한 구대성의 가세로 1999년의 영광을 재현할 찬스를 잡은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처럼 한화가 자랑하는 ‘원투펀치’의 한 축인 문동환이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16승에 도전한다. 또 다른 축인 좌완 신인 류현진은 이미 ‘삼성 천적’으로서 자리매김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삼성전에 6차례 등판,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62의 ‘짠물 투구’를 펼쳤다. 이에 반해 문동환은 올 시즌 삼성전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올해 4번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1승 3패, 평균자책점 4.91로 부진했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8월 27일 경기에서는 2이닝 5실점(비자책)으로 무너져 패전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즌 성적 15승 8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 중인 문동환으로선 삼성전 약세를 탈피해야 할 처지다. 그래야만 류현진과 함께 ‘원투펀치’로 포스트시즌서 삼성 등을 꺾고 2번째 정상 정복을 노리는 한화를 안심하게 할 수 있다. 문동환과 선발 맞대결을 벌일 삼성 선발은 우완 임동규로 예고됐다. 임동규는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안정된 컨트롤과 포크볼을 주무기로 삼성의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올 시즌 7승 7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 중으로 한화전에서는 4번 선발 등판해 2승 1패로 나쁘지 않다. 한화전서 기복있는 투구를 펼친 임동규는 최근 들어 집중적으로 한화전에 나서고 있다. 8월 4일 경기선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고 8월 27일에는 5이닝 2실점으로 역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9월 23일 경기에서는 2⅔이닝 5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고 19일 경기에는 구원으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주무기인 포크볼이 제대로 구사되는 날에는 한화 타선이 맥을 못춘 반면 포크볼이 밋밋한 날에는 난타를 당한 것이다. 전날 더블헤더를 1승1패로 나눠 가진 양 팀은 모두 다급한 처지다. 1위 확정 매직넘버를 6으로 줄인 삼성은 2.5게임 차로 턱 밑까지 따라오고 있는 2위 현대를 떼어내기 위해서 이날 승리가 절실하다. 또 4위 KIA에 1.5게임 차로 쫓긴 한화도 2위는 힘들지만 3위를 지키기 위해선 삼성의 벽을 넘어야 한다. 문동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