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문제였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21일 KIA전에 바뀐 테이블세터진을 내놓았다. 붙박이 톱타자로 이종욱 대신 팀 내 최고령 장원진(37)을 내세웠고 2번타자는 강동우가 아닌 전상렬(34)을 배치했다. 김 감독이 밝힌 이유는 이종욱과 강동우가 김진우 및 22일 선발투수로 내정된 그레이싱어에게 약했다는 것. 이와 관련 김 감독은 의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지난 주말 KIA와의 잠실 대회전 3경기를 모두 패한 원인으로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거론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이 세 경기에서 완패했다. 한 번도 박빙의 승부를 벌이지 못했다. 많은 팬들이 찾아왔는데 한 경기 정도는 이겼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김 감독은 "큰 경기에는 역시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유리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이종욱 고영민 정원석 등이 아직 큰 경기 경험이 부족했고 실제로 그 약점이 경기에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진 것은 아쉽지만 젊은 친구들이 경험을 쌓은 소중한 기회가 됐을 것이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사실 볼 하나, 조그만 실수로 경기 양상이 완전히 달라지는 게 큰 경기의 속성이다. 경험이 일천하면 아무래도 흔들리고 긴장하고 제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KIA의 이종범은 '부상 투혼'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KIA는 전에 없던 강력한 응집력을 발휘해 3연승을 올렸다. 이종범의 활약은 노장의 경험과 카리스마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일깨워준 경기였다. 김경문 감독이 고민 끝에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들을 전면에 배치한 것도 경험으로 이날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닐까. 김 감독은 이에 대한 대답 대신 "한 번 지켜보자"고 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