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팬 1000여 명, 경기장서 구단주 비난 시위
OSEN 기자
발행 2006.09.22 09: 07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화려했던 업적을 뒤로 하고 아메리칸리그의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대해 팬들이 마침내 폭발했다. 볼티모어팬 1000여 명은 22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이 열린 캠든야즈의 내야 상단에 모여 계속되는 부진에 대한 구단주 책임론을 제기한 뒤 경기 도중 집단 퇴장했다. 이들은 검정색 바탕에 '오리올스를 자유롭게 하라(FREE THE BIRDS)', '피터, 그만둬라(For Pete's Sake)' 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나와 행동을 같이했다. 1997년을 마지막으로 플레이오프와 인연이 끊긴 볼티모어는 올해도 지지부진한 승적으로 9년 연속 5할 승률 미만에 그칠 위기에 처했다. 프랜차이즈 역사상 이처럼 장기간 부진에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볼티모어의 유격수인 루이스 아파리시오의 사촌으로 지역 라디오 방송국 사장인 네스토르 아파리시오가 조직한 시위대는 결국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 '짠돌이 구단주' 피터 안젤로스 구단주라는 데 동의하고 그를 비난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볼티모어 사랑'을 담은 각종 구호를 외친 이들은 4회초가 끝난 현지시각 오후 5시 8분이 되자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구단 역사상 최고의 프랜차이즈 플레이어인 브룩스 로빈슨(5번)과 칼 립켄 주니어(8번)의 등번호를 상징하는 집단 퍼포먼스였다. 그러나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안젤로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경기 도중 운동장을 떠나는 행위는 혼신의 힘을 다하는 선수들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은 야구단 운영 경비가 얼마나 되는지 전혀 모른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경쟁하려면 1억 달러 이상의 페이롤이 필요하다. 그럴 경우 결국 부담은 소비자 몫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우리는 7500만 달러의 연봉총액을 나타내고 있으며 티켓 가격은 평균 22달러다. 우리와 경쟁하는 팀들은 평균 45달러를 받는다"면서 "앞으로 이들 팀과 경쟁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구체적인 결정은 내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67승86패(승률 0.438)을 기록 중인 볼티모어는 미래가 암담한 대표적인 팀으로 꼽힌다. 특별한 유망주도, 내놓을 만한 슈퍼스타도 눈에 띄지 않는다. 올스타 유격수 미겔 테하다는 지난해부터 트레이드설이 끊이지 않았고 지금도 그를 노리는 팀은 한둘이 아니다. 참다 참다 '억장'이 무너진 팬들이 들고 나섰지만 예전의 위용을 되찾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험난한 세월을 더 보내야 할 처지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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