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에 대비한 ‘수능고사’를 치르고 있는 LG 용병 우완 투수들인 카라이어(29)와 베로커(29)가 ‘합격’을 향해 순항 중이다. 시즌 중반 교체용병으로 한국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둘은 기대 이상으로 잘 적응하며 내년 시즌 재계약 가능성을 높여 가고 있다. 지난 5월 먼저 들어온 카라이어는 그동안 불펜에서 ‘승리불펜조’의 우완 셋업맨 구실을 훌륭하게 해낸 데 이어 선발 테스트를 받고 있는 요즘에도 안정된 구위를 선보이고 있다. 카라이어는 선발로는 2번 KIA전에 나섰다. 지난 13일 첫 선발 등판서는 5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20일 2번째 KIA전에서는 5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2번의 선발 등판서 150km에 이르는 강속구와 함께 다양한 변화구도 보여주며 선발투수로도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LG 구단은 불펜은 물론 선발로도 합격점을 얻고 있는 카라이어를 내년 시즌에도 잡아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직구에 자신감을 갖고 직구 위주의 승부를 펼치는 카라이어는 약간 다혈질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지만 팀 동료들과는 잘 어울리고 있다. LG는 내년 시즌이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우완 이동현을 불펜요원으로 돌리고 카라이어는 선발감으로 쓴다는 복안 아래 선발 테스트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투수 분업화’가 강조되고 있는 현대야구에서는 ‘승리 불펜조’의 우완 셋업맨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카라이어는 불펜투수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여겨진다. 현재 2승 5패 2세이브 11홀드에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 시절 카라이어와 팀 동료로 지내기도 했던 장신(193cm)의 베로커는 줄곧 선발로 뛰며 한국야구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140km대 중반의 직구와 포크볼 등 변화구를 안정적으로 던지며 한국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다. 후반기 초반 한국야구로 오면서 “동양야구에 관심이 많았다”며 남다른 의욕을 보였던 베로커는 초반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보이기도 했으나 갈수록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 21일 롯데전에서는 타선 지원 부족으로 패전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8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하며 내년 시즌 전력감으로 부족함이 없음을 증명했다. 베로커를 상대했던 팀들의 코칭스태프는 다양한 변화구를 안정된 컨트롤로 던지는 것이 강점으로 평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경기에서는 포크볼을 섞어던져 타자들의 배팅 타이밍을 빼앗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현재 9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4패에 평균자책점 4.97를 마크하고 있다. 현재로선 이들이 내년 시즌 한국무대에서 계속 뛸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LG 구단은 좀 더 확실한 특급 용병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병시장’이 이제는 일본야구와 겹치면서 특급 용병을 구하기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한국무대에 적응을 잘하고 있는 이들을 내치기도 쉽지 않다. 카라이어와 베로커는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내년 시즌에는 더욱 빛나는 활약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올 시즌 텔레마코, 아이바 등을 비롯해 그동안 용병농사로 재미를 보지 못했던 LG도 두산의 리오스-랜들, 삼성의 하리칼라-브라운 등의 ‘용병 원투펀치’ 못지 않은 용병 에이스를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순조롭게 ‘한국무대 적응 테스트’를 받고 있는 LG의 두 용병투수 카라이어와 베로커가 내년에도 한국땅을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osen.co.kr 카라이어-베로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