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부터 지금까지 줄곧 1위를 달려오던 삼성과 2위 현대가 사실상 올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놓고 ‘달구벌’ 맞대결을 펼친다. 삼성과 현대의 승차는 현재 3게임. 삼성이 승리하면 매직넘버를 3으로 만들며 사실상 선두를 굳히게 되지만 현대가 이기면 승차가 2게임으로 줄어들면서 1위 결정은 시즌 최종전까지 갈 수도 있게 된다. 따라서 22일 대구구장에서 열릴 삼성과 현대의 경기는 ‘올 시즌 결승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한때 9게임 차까지 벌리며 여유있게 선두를 질주하던 삼성은 시즌 막판에 주춤하고 있는 반면 현대는 꾸준한 페이스로 3위 한화와의 2위 싸움을 사실상 끝내고 선두 삼성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쫓기며 급한 처지가 된 삼성은 외국인 우완 에이스인 하리칼라를 4일만에 출격시키는 강수로 ‘추격자’ 현대를 따돌릴 태세다. 하리칼라 선발에 배영수를 불펜에 대기시키는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당초 배영수가 선발 예정이었으나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긴 이닝을 던지는 데 무리가 있어 불펜으로 돌렸다. 팀 내 최다승(11승) 투수인 하리칼라는 지난 18일 대구 SK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무실점 경기를 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3일만 쉬고 선발 출격이다. 하리칼라는 8월초 팔꿈치 통증이 생겨 한 달 여 2군에서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하루쯤 등판 날짜를 당겨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또 삼성 선발진 중에서 현재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가 하리칼라이기도 하다. 시즌 첫 현대전 등판이다. 하지만 현대쪽 전력도 만만치 않다. 현대는 지난 20일 SK전 후 하루 푹 쉰 뒤 대구 원정길에 올라 더블헤더 포함 한화와 치열한 3연전을 치른 삼성에 맞서게 돼 선수들 컨디션이 좋다. 또 선발도 올해 신인 좌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11승 투수인 장원삼이 나선다. 장원삼은 최근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신인으로 프로의 긴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이 달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은 지난 16일 LG전 이후 6일만의 등판으로 충분하게 휴식을 취했다. 게다가 장원삼은 삼성만 만나면 펄펄 나는 ‘천적 투수’중 한 명이다. 올 시즌 한화 ‘괴물신인’ 류현진 못지않은 '신인 포스'를 발휘 중인 장원삼도 류현진처럼 역시 삼성에게 강했다. 장원삼은 올해 삼성전에 4경기 등판, 2승 2패 평균자책점 2.49로 호투했다. 패한 2경기에서도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 동료인 캘러웨이와 함께 삼성전에 강세를 보였다. 양 팀 모두 ‘벤치 작전’을 중시하는 야구를 펼치는 스타일로 치열한 벤치 대결도 볼거리다. 여기에 삼성은 전날 한화전 도중 2루 슬라이딩을 하다 다리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업혀 나간 주전 포수 진갑용의 출장이 불투명해 이번 대결의 변수로 떠올랐다. ‘야전 지휘관’인 진갑용이 빠지게 되면 아무래도 삼성이 작전야구를 펼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삼성-현대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