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 줄줄이 하위팀 상대 ‘불행 중 다행’
OSEN 기자
발행 2006.09.23 10: 28

전반기부터 지금까지 숨가쁘게 1위를 달려온 삼성이 막판 위기에 몰렸다. 주전들의 잇딴 부상으로 전력에 차질이 생기면서 2위 현대에 2게임 차로 턱밑까지 쫓기고 있다. 위기에 휩싸인 삼성은 그래도 한가닥 희망이 있다. 페넌트레이스 1위까지 매직넘버 5를 남겨놓고 있는 상태에서 23일부터 SK와의 2연전, 다음 주 초 LG 롯데 두산 등 하위권 4개팀을 만나며 한숨을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 SK 롯데 LG는 6위부터 8위까지 팀들로 이미 포스트시즌이 물건너간 상태라 전력들이 약화돼 있다. 이 팀들은 마음을 비운 ‘고춧가루 부대’로 경계를 해야 하지만 시즌 막판으로 오면서 매운 맛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다. 그리고 두산은 아직까지 4강 진출에 희망을 갖고 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거의 결정되는 30일에나 만나게 돼 여유가 있다. 반면 ‘추격자’ 현대는 힘겨운 일정이 예고돼 있다. 현대는 23일부터 광주에서 KIA와 2연전을 갖는 데 이어 다음 주 초 두산, 그리고 갈 길이 바쁜 한화를 잇달아 만나 혈전을 펼칠 전망이다. 한화는 현재 3위를 마크하고 있지만 4위 KIA에 불과 한 게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도망가야 할 처지이다. 한화로선 준플레이오프 홈어드밴티지를 가질 수 있는 3위 자리도 불안하기에 현대와의 다음주 2경기에 총력전을 벌일 것이 유력하다. 이처럼 삼성은 현대에 비해 순탄한 경기 일정 덕분에 ‘1위 지키기’가 수월해질 수 있다. 시즌 내내 1위를 지켜오다 막판 위기로 억울해질 수 있는 삼성으로선 천만다행인 경기 스케줄인 셈이다. 삼성은 약체들을 상대로 승수를 쌓으며 매직넘버를 자력으로 줄이는 한편 현대가 강호들에게 물리면 자연스럽게 매직넘버를 낮출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삼성은 현재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전력이 약화돼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하위 팀들보다는 한 수 앞서는 전력이다. 마운드에서는 배영수가 팔꿈치 부상으로 선발로는 뛰지 못하고 있으나 중간계투로 지키고 있다. 또 수비중 부상으로 빠진 1루수 김한수와 안타를 친 후 슬라이딩을 하다가 다리를 다친 포수 진갑용이 정규시즌 끝날 때까지는 복귀가 힘든 상황이지만 ‘이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는 자세다. 포스트시즌에는 돌아오는 김한수와 진갑용의 부상 공백이 크지만 백업요원들로 메워갈 태세다. 이런 악조건 상황에서 하위 팀들을 줄줄이 만나게 된 것은 삼성에게는 행운이다. 삼성은 약체들을 상대로 매직넘버를 끝내며 1위를 확정지은 뒤 10월 1, 2일 라이벌 현대와의 최종전을 부담없이 갖겠다는 전략이다. 삼성과 현대의 ‘희비 스케줄’이 과연 어떤 결과를 빚어낼지 남은 시즌 관심사 중 하나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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