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이래 첫 꼴찌 위기' LG, 어디로 가나
OSEN 기자
발행 2006.09.23 11: 25

LG 트윈스는 어디로 가나. 4연승으로 반짝하는 듯 했던 LG가 최근 4연패로 다시 뒷걸음치고 있다. 특히 이 중 2패는 7위 롯데에게 당한 것이었다. 이로써 LG는 22일까지 롯데에 4.5경기나 뒤진 최하위다. 창단 이래 최초의 꼴찌가 거의 굳혀지는 흐름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LG가 4강 레이스에서 탈락한 뒤, 나름대로 가열차게 추구했던 '리빌딩'이 '의미없는 시간 때우기'로 변질되고 있는 데 있다. 이는 곧 내년 시즌마저도 '암울하다'는 불길한 전조에 다름 아니다. LG는 5할 승률에 24경기나 모자라는 승패는 차치하고, 팀 타율-팀 평균자책점에서 전부 꼴찌다. 투타 어느 하나 되는 게 없었다는 의미다. 특히 LG 통계를 보면 심각한 부분은 팀 출루율이다. 3할 6리로 압도적 꼴찌다. 이 부문 7위 KIA 보다도 1푼 8리나 처진다. LG 코치진은 4강 탈락 이후 선수들에게 "팀 배팅보다 자기 스윙을 보여달라"는 주문을 했다는 전언이다. 그런데 선수들은 '공을 기다리지 말고 무조건 안타를 만들어내라'는 뜻으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LG의 간판타자인 이병규와 박용택은 인내심있는 타자 유형에 속하지 않는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 두 타자 이외의 나머지 타자들, 특히 어린 선수들이 이병규처럼 치려고 하는 데 있다. 선수들의 공격 템포가 빨라지면 그 부담은 거의 고스란히 마운드로 돌아온다. 여기다 LG 투수들은 투고타저 추세 속에서도 유일하게 평균자책점 4점(4.13)대에 있다. LG가 수확으로 꼽는 심수창은 10승을 거두긴 했으나 22일까지 133⅓이닝을 던져 133안타를 맞았다. 피홈런은 잠실을 홈으로 쓰는데도 16개나 맞았다. 반면 삼진:볼넷 비율은 거의 1:1이다. 투구의 질로 치면 오히려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질 줄 아는 정재복이 더 낫다. 이밖에 이승호와 김광삼이 내년에 의도대로 복귀할 지도 미지수다. LG가 수십억을 투자한 봉중근은 프로야구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에서도 (부상 탓에) 거의 검증된 바 없다.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 진필중은 거의 실패로 결론내려진 상태다. 이러니 8위가 확정적인데도 FA가 되는 이병규의 몸값만 올라가는 듯한 형국이다. 그룹 차원에서 '1등 LG'를 부르짖고 있지만 정작 LG 트윈스는 그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 문제는 올 해의 실패를 내년에 반복하지 않기 위한 귀중한 시간을 선수단이 비합리적이고 무의미하게 낭비하는데 있다. '이런 모습을 많이 봐야 하는데...'. 매운 고춧가루 맛이 떨어진채 방향을 잃은 LG 선수단이 승리 후 모습.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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