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의 개인 기록이 중요할까? 아니면 팀 성적이 중요할까? 대체로 후자쪽을 택하게 되지만 이런 의문을 갖게 만든 일이 일본에서 벌어졌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한 투수가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 강판당하자 감독을 강력히 비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사건은 니혼햄 파이터스의 트레이 힐만(43) 감독과 에이스 가네무라 사토루(30) 사이에서 벌어졌다. 지난 24일 롯데전 3점차로 앞선 5회 2사만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가네무라를 힐만 감독이 강판시켰다. 공교롭게도 가네무라는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넘보고 있는 투수. 팀의 잔여 경기가 2경기뿐이라 마지막 등판이었다. 5년 연속 10승을 앞에 두고 강판당한 것도 서운한 데다 구원투수가 동점 2루타를 맞은 뒤 결국 역전까지 당하자 가네무라의 분노가 폭발했다. 가네무라는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미국 출신 감독들에게 선수들의 개인 기록은 소용없을 것이다. 절대 신용할 수 없다"며 "어제는 다르빗슈(선발)를 길게 끌고 가더니 졌다. 오늘 같은 용병술은 없다. 더 이상 얼굴도 보기 싫다. 꼭 써달라"고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이 소식을 들은 힐만 감독과 구단 측은 "지금은 개인 기록이 중요한 시점이 아니다"며 강력한 처벌을 내리기로 했다. 일단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플레이오프 출전도 금지시키기로 했다. 아울러 당사자를 상대로 정확한 발언의 경위를 듣기로 했다. 24일 현재 세이부와 니혼햄은 승차없이 1,2위에 올라 있다. 남은 2경기에서 정규리그 1위 팀이 결정된다. 니혼햄은 이날 2연패를 당한 데다 마지막 중요한 시점에서 내분이 발생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sunny@osen.co.kr 가네무라=니혼햄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