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러웨이, "나를 흥분시키려 했던 것 같다"
OSEN 기자
발행 2006.09.25 09: 04

“최근 경기가 안풀릴 때 내가 마운드에서 흥분하는 모습을 보여준 게 계기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충분히 이해할 만한 상황이다”. 현대 외국인 선발투수인 우완 미키 캘러웨이(31)가 ‘부정투구 의혹’을 사며 곤욕을 치렀다. 캘러웨이는 지난 24일 광주구장 KIA전 6-1로 앞선 5회말 2사 만루의 위기에서 서정환 KIA 감독으로부터 갑작스럽게 부정투구 의심을 받았다. 서 감독은 공3개를 들고 나와 구심에게 보여주며 ‘공에 긁힌 자국이 있다. 마운드에 있는 캘러웨이가 부정투구의 의혹이 있다’고 어필했다. 심판진은 서 감독이 제시한 공을 살펴보고 곧바로 마운드에 있는 캘러웨이에게 다가가 모자, 글러브, 혁대, 유니폼 호주머니 등을 조사했다. 하지만 부정투구 의혹을 살 만한 증거물은 없었다. 당시 경기 감독관이었던 김성한 전 KIA 감독은 “인조잔디에 긁힌 자국 같다. 어필이 나온 만큼 앞으로 캘러웨이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상황은 캘러웨이의 부정투구 의혹보다는 상대의 심리전쪽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캘러웨이에 2년간 패전을 안기지 못하고 5승을 내주며 당하고 있던 KIA 벤치가 만루의 결정적 찬스에서 캘러웨이를 흔들기 위한 작전으로 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캘러웨이는 경기 후 구단 홍보팀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캘러웨이는 “처음에는 나도 무슨 일인지 궁금했다. 이닝을 마치고 들어온 뒤 통역으로부터 내가 부정투구 의혹을 샀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면서 “최근 경기서 내가 흥분한 모습을 몇 번 보여준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 나를 흥분시키기 위한 작전이었던 것 같다. 이해가 된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KIA 측에서 어필로 자신을 흔들려고 한 심리전이라는 판단인 것이다. 사실 캘러웨이는 올 시즌 경기 중 종종 마운드에서 흥분하는 모습을 노출했다. 수비진이 실책을 범하거나 수비 위치가 자신의 뜻대로 조정되지 않으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팀 동료이기도 했던 캘러웨이는 빅리거 출신으로 웬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는 베테랑이다. 또 전형적인 미국 백인으로 가정적인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해 한국 진출 후 딸을 얻은 데다 ‘한국, 한국인, 한국문화’에 대한 애정이 어느 외국인 선수 못지 않다. 미국야구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답게 캘러웨이는 KIA 벤치의 심리전 후에도 1이닝을 더 무실점 투구하며 침착한 모습을 보여줬다. 6이닝 1실점으로 호투, 팀의 13-1 대승을 이끌며 시즌 13승째를 거뒀다. 삼성과 KIA에 특히 강한 캘러웨이는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챔피언 반지를 끼고 싶다”며 한국시리즈 챔피언 등극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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