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제도를 둘러싸고 구단 측과 첨예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신생팀 창단’을 위해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나진균 선수협 사무총장은 최근 본사와의 전화통화에서 “구단들이 내년 시즌 용병을 3명으로 늘리는 안에 대해 선수협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협은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한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용병확대’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나 총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들이 먼저 프로야구 발전을 위한 현안들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를 테면 신생팀 창단, 현대 연고지 문제 등 프로야구 발전을 위한 현안들을 해결한 뒤 용병 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면서 “당장 신생팀 창단을 위해 기존팀들이 가입금(250억 원)을 없애고 서울 연고권을 풀어주는 조치를 취하면 우리도 용병확대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나 총장은 “최근 신생팀 창단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위해 나를 찾아와 의견을 나눈 기업도 있다. 그러나 새로 야구팀을 만들고 싶어도 고액의 가입금과 연고지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기존 구단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로야구단을 창단할 의사가 있는 기업이 분명히 있냐’는 물음에 나 총장은 “분명히 있다. 서울 목동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싶어하는 기업이 있다”면서 “이미 목동구장을 쓰고 있는 서울시협회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시협회도 목동구장을 비워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며 신생팀 창단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상당히 진척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나 총장은 지난 5월 지방선거 때 목동지역 각 당 출마자들에게 ‘목동구장을 프로야구단 연고구장 및 지역 문화시설로 활용하겠냐’는 설문조사를 실시, 대부분 후보들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고 설명했다. 선수협 총장이 ‘야구단 창단의사 기업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은 구단측의 용병 확대에 맞선 하나의 압박 카드이지만 야구 발전을 위해 제9구단, 10구단을 물색하고 있는 프로야구계로서도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켜볼 사안임에 틀림없다. 서울 연고를 가진 신생팀이 창단되면 선수협도 용병 확대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 현재 용병 확대는 선수협의 동의가 없으면 정부의 허가를 받을 수 없는 사안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