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왕젠밍이 박찬호보다 한 발 빨랐다'. 단일 시즌 아시아 출신 빅리그 최다승 타이기록(18승)을 거둔 왕젠밍(26.뉴욕 양키스)에 대해 대만 언론이 '간발의 차이로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보다 앞섰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사연인즉 이렇다. 왕젠밍은 지난 23일(한국시간)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하며 시즌 18승을 거뒀다. 지난 2000년 박찬호가 세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그런데 '차이나타임스' 등 대만 언론의 주장에 따르면 박찬호가 시즌 34번째 등판 만에 18승을 거둔 반면 왕젠민은 그 보다 한 경기 앞선 33경기째 만에 같은 승수를 거뒀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이다. 박찬호는 지난 2000년 9월30일 퀄컴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34번째 등판인 샌디에이고 원정경기에서 9이닝 2피안타 무실점 완봉승을 거두며 시즌 18승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볼 때 33번째 경기인 지난 23일 같은 기록을 세운 왕젠밍 보다 한 발 늦은 셈이다. 시점으로도 왕젠밍은 박찬호에 비해 일주일 앞선다. 시즌 피날레 등판에서 18승을 거둔 박찬호와 달리 왕젠밍은 그래서 한 차례 더 등판이 가능하다. 단일 시즌 19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모국 언론의 흥분과 달리 왕젠밍은 차분했다. 개인적으로 큰 기록을 세워 기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양키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라며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그가 기록을 의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시 탬파베이전 직전 워밍업 도중 왕젠밍은 극도의 긴장감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해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행이 "모든걸 훌훌 털고 편안하게 던지라"는 론 기드리 투수코치의 조언을 받고는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왕젠밍은 대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요 근래 등판했던 경기 중 가장 힘들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