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26일(한국시간) 휘두른 한 번의 스윙을 켄 그리피 주니어(37.신시내티 레즈)는 평생 잊지 못할 듯하다. 그리피가 통산 563호째 대포를 작렬하며 역대 빅리그 홈런순위 10위로 뛰어올랐다. 이날 그레잇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서 그리피는 팀이 2-4로 끌려가던 8회 대타로 등장, 상대 마지막 투수 스캇 에어를 두들겨 결승 3점홈런을 때려냈다. 이 홈런 한 방으로 신시내티는 5-4 역전승을 거뒀다. 그리피 개인으로서도 큰 의미 있는 홈런이었다. 이날 한 방으로 통산 563호째를 마크한 그리피는 '미스터 옥터버' 레지 잭슨과 함게 올타임 홈런 순위 공동 10위를 마크하며 명예의 전당 입성 굳히기에 돌입했다. 3000안타-500홈런이 헌액 보증수표인 점을 감안할 때 그리피는 이미 자격을 갖췄지만 '역대 톱10'이란 상징성이 더해지면서 향후 자신의 헌액 가능성을 확실히 해 둔 셈이다. 이 부문 9위는 569개를 기록한 지금은 은퇴한 라파엘 팔메이로. 그리피는 7개만 더 추가하면 팔메이로를 추월할 수 있어 내년 시즌 초반 9위까지 올라설 게 확실하다. 또 그의 나이를 감안할 때 통산 600홈런은 물론 역대 4위인 윌리 메이스의 660홈런까지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1989년 약관 20세의 나이에 아버지 켄 그리피 시니어의 소속팀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빅리그 데뷔한 그는 2000년 고향팀 신시내티로 이적, 아직까지 활약하고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일기 시작한 '스테로이드붐'에 편승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후천적 노력으로만 500개가 넘은 홈런을 때려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의 달인인 그는 이 때문에 온갖 부상을 얻어 '종합병원'이란 달갑지 않은 별명까지 따라다녔지만 지낸해부터 병마 마저 극복하고 전성기의 위력을 재현하고 있다. 지난해 35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재기에 성공한 그는 이날 홈런으로 올 시즌 27호째를 기록, 2년 연속 30홈런 고지를 넘볼 수 있게 됐다. 그리피가 2시즌 연속 30홈런을 돌파한 건 그의 최전성기인 90년대 중후반(1993-1994, 1996-2000) 뿐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