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봐도 대단하다.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요미우리의 기관지나 다름없는 는 요즘 요미우리의 우승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되자 '우승 실패 거인'이라는 시리즈를 매일 게재하고 있다. 그동안 부상자 속출, 신진 선수 부진, 보강 선수 부진, 테이블세터진에 이어 26일 마지막으로 외국인 선수들을 다뤘다. 이 신문은 내야수 조 딜런(31)를 향해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야쿠르트와 쟁탈전까지 벌이며 데려온 딜런이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요통을 호소하더니 시즌 내내 시달렸고 수비에서도 송구에 자신이 없는 약점까지 드러난 데다 탈장수술까지 받는 등 골칫거리였다는 내용이었다. 딜런과 함께 투수 게리 글로버(30)은 내년 시즌 재계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실적이 저조해 재계약이 미지수이며 7월 긴급 보강된 한신 출신의 조지 아리아스(36)도 기대를 져버렸다는 내용도 있다. 이승엽과 투수 제러미 파월(30)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워낙 잘하고 있는 만큼 비판할 거리가 없었을 것이다. 특히 이 신문은 딜런의 실패 원인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다. 요미우리라는 전국구 구단이 갖고 있는 특징이 실패를 낳았다는 것이다. 즉 요미우리 경기는 전국 네트워크 중계 등 매스컴의 감시가 엄격하다. 그래서 용병들은 초반부터 깜짝 결과를 낳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는 것이다. 구단도 외국인 선수를 차분히 기다려주지 않는다. 요미우리 관계자도 "딜런도 결국은 결과를 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압박을 받아 무너졌다"며 이같은 말을 뒷받침 했다. 실제로 한때 거인 유니폼을 입었던 정민태 조성민 등 한국 선수들이 증언한 대로 요미우리는 용병들이 부진하면 가차없이 압박해 들어온다. 그래서 이승엽이 새삼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적과 함께 4번타자를 꿰차고 개막전부터 홈런포를 터트렸다. 지바 롯데와의 매끄럽지 못한 결별로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고 정글과 같은 요미우리에서 반드시 성적을 내야 된다는 부담감이 상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승엽은 모든 압박을 날려버리고 요미우리의 간판타자로 자리 잡았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