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한기주(19)가 팀의 운명을 쥐게 됐다. 서정환 KIA 감독은 이번주 한화와의 주중 2연전(27~28일)과 주말 롯데와의 4연전(9월 30일~10월 2일)에 김진우와 그레이싱어를 잇따라 투입, 기필코 4강 라인을 통과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들보다 더 무서운 투수가 뒤에 대기한다. 155km짜리 광속구로 무장한 미들맨 한기주다. 9월 한 달동안 평균자책점 1.21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팀의 웬만한 소방수보다 더 무시무시한 볼을 던지고 있다. KIA는 6경기에서 자력으로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5승을 거둬야 된다. 두산이 남은 7경기에서 전승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렇다. 두산이 6승1패를 하면 KIA는 4승2패, 두산이 5승2패일 경우 KIA가 3승3패를 거두면 4위를 차지하게 된다. 서 감독은 김진우와 그레이싱어가 5회까지만 버텨준다면 한기주와 윤석민을 차례로 투입시켜 경기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기주는 2~3이닝을 철벽으로 막고 있어 승리의 조타수나 다름없다. 김재박 현대 감독도 "시즌 초반보다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스피드와 제구력이 좋아져 타자들이 제대로 치기 힘들다"고 평가한 바 있다. 더욱이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기주는 더욱 중요하다. 김진우는 최근 2차례의 선발등판에서 오른 어깨 부상 후유증으로 5회 이상을 던지지 못했고 상대를 압도하기 보다는 범타를 유도하는 피칭을 하고 있다. 그레이싱어는 올해 188이닝을 소화해 팔과 어깨에 무리를 받았고 3일간격으로 두 차례 등판하는 부담도 있다. 특히 한기주가 선발투수로도 나갈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한기주의 선발 투입은 필승 미들맨을 한 경기에만 활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4위 자리를 놓칠 수도 있는 중대 위기에서 최후의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은 있다. 물론 KIA 수뇌진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말이다. 요즘 들어 몸값 10억 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제몫을 하고 있는 루키 한기주가 팀을 4강의 반열에 올려 놓을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