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천적 랜들 역투' 두산, KIA 한 경기차 추격
OSEN 기자
발행 2006.09.26 21: 53

두산에 랜들이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지금 4강행은 꿈도 꾸기 힘들었을 것이다. 두산의 외국인 우완 선발 랜들이 다시 한 번 두산의 4강행에 힘을 보탰다. 랜들은 26일 수원 현대전서 7이닝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쾌투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어 시즌 15승째를 거뒀다. 랜들의 역투에 힘입어 두산은 4위 KIA에 한 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랜들은 지난 21일 광주 KIA전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두산의 4강행에 불씨를 되살린 데 이어 이날도 팀 승리에 공헌했다. 랜들은 특히 현대전에 유독 강세를 보여 ‘현대 천적’으로 군림하고 있다. 랜들은 지난 해 9월 27일 승리부터 이날까지 현대전 6연승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도 시즌 15승 중에 5승을 현대전에서 거뒀다. 현대 덕분에 한화 문동환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다승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랜들은 이날도 최고구속 145km 강속구의 좌우 코너워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을 앞세워 현대 타선을 잠재웠다. 6회 송지만에게 솔로 홈런 한 방을 맞았을 뿐 시종 현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랜들은 경기 후 “중요한 경기서 이겨 기분 좋다. 수비와 득점을 올린 야수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우리는 쫓는 팀이고 쫓기는 팀이 더 부담을 가지므로 경기 전부터 부담없이 그냥 평소의 한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던진 것이 주효했다. 포스트시즌에 나가면 우리 팀은 우승 전력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랜들은 현대전 6연승의 비결을 묻자 “특별한 이유는 없다. 아무튼 우리보다 순위가 앞선 강팀을 이겨 기분이 좋다”며 즐거워했다. 이날 두산은 초반 3회까지 매이닝 선두타자를 내보내고도 후속타 불발로 고전했으나 5회 한 번 찾아온 찬스를 살리며 승기를 잡았다. 5회초 공격서 선두타자 최준석이 컨트롤이 흔들리는 현대 선발 전준호로부터 5번째 볼넷을 얻어낸 뒤 다음 타자 임재철은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켰다. 후속 손시헌이 범타로 물러난 뒤 다음타자 고영민이 볼카운트 2-1에서 중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2루주자 최준석이 전력 질주하며 홈인에 성공하는 사이 타자주자 고영민은 2루에 안착, 2사 2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그리고 다음타자 이종욱이 적시타를 날려 한 점을 추가했다. 2-0으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한 두산은 6회 랜들이 송지만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 2-1로 쫓겼으나 8회 박명환-9회 정재훈으로 이어지는 특급 불펜진을 가동해 승리를 굳혔다. 정재훈은 시즌 35세이브를 기록했다. 최근 3연승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부풀리고 있는 김경문 두산 감독은 “초반에 경기가 잘 안풀려 걱정이 많았고 쉽지 않았다. 그러나 수원까지 원정온 팬들의 응원과 타자들이 한 번의 찬스에서 득점을 올려 승리했다. 랜들의 피칭이 좋았다. 남은 6경기를 결승 토너먼트로 여기고 매경기 좋은 경기로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는 랜들의 호투에 말려 공격의 실마리를 제대로 풀지 못한 채 패배, 이날 롯데전서 승리한 1위 삼성에 2게임 차로 벌어졌다. 송지만은 솔로 홈런 포함해 3안타로 분전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현대 선발 전준호는 5⅓이닝 동안 안타는 4개밖에 맞지 않았지만 볼넷을 5개씩이나 내주는 컨트롤 불안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시즌 4패째. 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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