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코치들, "계약기간 조정해달라"
OSEN 기자
발행 2006.09.28 09: 29

조금 있으면 프로야구 2006시즌도 종착역에 도착한다. 6개월 여의 긴 페넌트레이스를 끝내고 포스트시즌인 10월 한 달을 보내면 올 프로야구가 전체 일정을 마치게 되는 것이다. 이때쯤이면 마음이 분주한 이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마음이 싱숭생숭한 사람들이 각 구단 코치들이다. 성적이 좋은 구단들의 코치들은 그래도 여유가 있지만 한 해 농사가 부진했던 구단들의 코치들은 자리 보전이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 한 해 성적에 대한 평가가 나오고 가장 먼저 잣대를 들이대는 부분이 코치들이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야구 코치들의 계약기간은 대개가 1년이다. 물론 잘나가는 일부 코치들은 2년 이상의 다년 계약도 맺고 있지만 대부분은 계약금 없이 1년 계약이다. 예전에는 팀을 옮길 때마다 계약금이 있었으나 지금은 ‘스타 코치’를 제외하고는 계약금을 받지 못한다. 이 점은 팀을 옮길 때마다 계약금을 받는 감독들과 다른 부분 중 하나다. 1년 계약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많은 코치들이 현행 계약기간의 불합리성을 주장하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코치들은 현재 2월부터 11월말까지 돼 있는 코치 계약기간을 1월부터 10월말까지로 조정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수원구장에서 만난 현대 유니콘스 코치들은 “일단 11월말이면 타 구단으로 옮길 수 있는 협상 기간이 부족하다. 대부분의 구단들은 10월이면 내년 시즌 코칭스태프 구성을 마치는데 타 구단으로 이적하려면 현재 소속 구단에 계약기간이 한 달 이상 남아 있어 협상에 어려움이 있다. 물론 지금도 음성적으로 계약기간 이전에 협상하고 새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지만 제도적으로 계약기간을 조정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계약기간 조정’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한마디로 10월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구단들의 코치들은 11월에나 새로운 팀과 협상을 가질 수밖에 없어 협상시간이 부족해 새로운 자리 구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인 것이다.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팀들은 이미 10월이면 다음 연도 코칭스태프를 대충 구성하고 준비에 들어가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친 구단들의 코치들은 타 구단서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불합리성과 더불어 코치들은 효율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코치들은 “대부분의 구단들은 10월부터 11월까지 가을 마무리 훈련을 실시한다. 하지만 기존 구단에서 이적하는 코치들은 팀에 합류해 마무리 훈련에 참여할 수가 없다. 팀을 옮기는 코치들은 11월말까지는 이전 구단과 계약이 돼 있어 새로운 팀에서 코치활동을 할 수 없다”며 코치 계약기간의 불합리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 코치들은 “가을 마무리 훈련은 다음 시즌에 대비해 유망주들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새 코치들도 함께 하며 다음 시즌 전력을 구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처럼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마음 편하게 옮겨갈 구단의 마무리 훈련에 참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문제점 제기는 현대 코치들뿐만 아니라 대부분 코치들도 동의하고 있는 부분이다. 올 시즌 꼴찌 후보를 상위권으로 끌어올린 것을 비롯해 지난 10년간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을 일궈낸 현대 코칭스태프는 그래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어 다른 구단 코치들에 비해 여유있는 편이지만 제도 개선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코치들이 타 구단으로 이적시 전 소속 구단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조항도 있었지만 이제는 계약기간 중에만 옮기지 않으면 동의가 필요없게 됐으므로 코치들의 계약기간을 한 달씩 앞당기는 것도 고려해야할 시점이다. 선수들은 일률적으로 2월부터 11월까지로 활동기간이 정해져 있어도 큰 문제가 없지만 ‘1년 단위 생활인’인 코치들은 새 직장 구하기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구단들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현장의 코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제도 개선에 나서야할 것으로 보인다. sun@osen.co.kr KBO 이사회 모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