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수목 드라마의 선정성 경쟁이 도를 넘고 있다. MBC TV ‘여우야 뭐하니’와 SBS TV ‘무적의 낙하산 요원’이 드라마의 본질 보다는 이슈 선점을 위한 경쟁 양상까지 보이면서 노출과 선정성의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선정성 논란에 대놓고 불을 지른 드라마는 ‘여우야 뭐하니’이다. 우리 사회의 윤리와 지상파 방송의 공공성이 허용하는 선을 아슬아슬하게 타고 다니며 과감한 성담론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자극하고 있다. ‘여우야 뭐하니’는 방송 첫 회부터 아예 논란을 부추기는 듯한 태도로 뛰어 들었다. 성인잡지 기자인 고현정이 기사 속 내용을 내레이션하는 형식을 취한 상상 신에서 고현정과 이혁재의 노골적인 성 표현 장면이 등장했다. 그런가 하면 오랜만에 고현정과 재회한 천정명은 고현정의 의미 없는 신체 접촉에 화를 내며 고현정의 손을 끌어다 자신의 바지 앞섶을 만지게 했다. 뿐만 아니다. 고현정과 이혁재가 강변에서 카섹스를 즐기는 상상 장면에서는 듣기 민망한 신음소리와 대사들로 화면을 가득 채우기도 했다. 9월 28일 방송에서도 손현주가 비뇨기과 진료를 받는 과정을 묘사하면서 쓸데없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용을 보여줬다. ‘여우야 뭐하니’와 경쟁하는 ‘무적의 낙하산 요원’도 논란이 되지 않았을 뿐이지 그 선정성의 수위가 만만치 않다. 드라마 첫 회부터 에릭과 최정원이 칫솔질을 하면서 괜히 웃통을 벗어젖힌 모양으로 등장했는가 하면 산업스파이 윤지민은 잦은 목욕장면으로 슈퍼모델의 관능미를 자랑했다. 이 정도는 대개의 드라마 초기에 등장하는 ‘눈길 끌기용’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무적의 낙하산 요원’은 ‘여우야 뭐하니’가 등장하고 나서부터 선정적 묘사의 수위를 부쩍 높이기 시작했다. 정보국 요원 신성우는 동료 요원인 한지민과 술을 마시다 애정 표현으로 손가락을 한지민의 입에 넣는가 하면 이틀 연속 키스신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에릭의 상상 신으로 처리 돼 더욱 저의를 의심케 했다. 팔등신 몸매를 자랑하는 윤지민은 아예 섹스어필을 무기 삼기로 작정한 듯 노골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노출 경쟁과 선정성 논란은 그 탁월한 영향력만큼이나 치명적이다. 지상파 방송에서 가족과 함께 보는 시간에 불쾌감을 줄 정도라면 이미 그 수위는 도를 넘어선 것이다. TV는 영화처럼 한정된 공간에서 제한된 사람들이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낯 뜨거운’ 수목의 밤을 경계한다. 100c@osen.co.kr 선정성 경쟁을 펼치고 있는 ‘여우야 뭐하니’(위)와 ‘무적의 낙하산 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