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살 중견배우 김수미가 뛰고 있다. ‘맨발의 기봉이’에서 기봉이(신현준)이 앞만 보고 달리는 것처럼 김수미는 환갑을 앞둔 나이에 영화배우로서 정상을 향해 달리는 중이다. 올 해 그녀가 주 조연급으로 출연한 영화만 7편. 한창 나이의 2030세대를 누르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촬영현장을 누비고 있다. 추석 대목을 노린 코미디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에서는 2편 ‘가문의 위기’에 이어 조폭 가문을 이끄는 홍덕자 여사로 출연했다. 이 영화는 지난주 개봉 첫 주말까지 125만명을 동원하며 명절 연휴의 웃음 코드를 이끌고 있다. 주연급으로는 ‘맨발의 기봉이’와 ‘가문의 부활’이 있고 ‘공필두’ ‘구세주’ ‘연리지’ ‘다세포 소녀’ ‘썬데이 서울’에서는 조연 비중으로 나섰다. 프랑스어 억양으로 “찰~스”를 부르다가 당장 “철수 이 놈아, 이 자식~”하고 구성진 전라도 사투리를 내뱉는 ‘연리지’의 미용실 원장부터 고등학생들의 양풍신공을 맞고 용으로 승천하는 이무기(다세포 소녀)까지 그녀의 연기 변신은 다채롭다. 내년 시즌은 임채무와 함께 출연할 코미디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가제)'로 스케쥴 시작이 잡혀있다. ‘전원일기’의 일용 엄마로 친숙해진 김수미가 TV를 떠나 스크린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이다. 2005년 전국 567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코미디‘가문의 위기’에서 조폭 가문을 이끄는 어머니 역으로 열연을 펼친게 기폭제로 작용했다. 그 해 3월 ‘마파도’의 성공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가문의 위기’로 결정타를 날렸다. 1970년 MBC 공채 3기로 탤런트생활을 시작한 김수미는 농익은 연기력, 억센 입담과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섞어 이 영화의 흥행 대박에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다. 21세기 한국 연예계의 트렌드는 ‘인기 있을 때 몰아치기’다. 김수미는 올해들어 충무로에서 가장 캐스팅하기 어려운 배우 가운데 한명으로 떠올랐다. ‘마파도 속편’의 제작팀은 그녀가 바쁜 스케쥴로 출연을 고사하자 전력투구한 끝애 겨우 이를 성사시켰을 정도다. 쉽게 뜨고 금세 잊혀지기 십상인 연예계에서 ‘연기가 되는 배우는 장수한다’는 진리를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배우가 바로 요즘의 김수미다. mcgwire@osen.co.kr '연리지' '가문의 부활' '구세주' '맨발의 기봉이' 스틸 사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