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경기서 전승을 거두고 봐야 하는 두산으로서는 다소 숨통이 트인 상태서 30일 삼성을 맞게 됐다. 지난 29일 삼성이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직행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서 맞붙었다면 매우 치열할 뻔했던 경기가 두산에만 의미있는 경기로 변한 것. 29일 현대가 이겨 삼성의 매직넘버가 1을 그대로 유지했다면 10월 1, 2일 현대와 2연전을 앞둔 삼성으로서는 30일 두산전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기 위해 눈을 불을 켜고 덤볐을 것이나 그럴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됐다. 남은 경기수까지 같은 상태서 4위 KIA를 한 경기 차로 뒤쫓고 있는 두산으로서는 30일 삼성전서 필승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 두산은 선발투수로 이혜천을 내세웠다. 이혜천은 시즌 성적 8승 6패로 승수나 승률은 눈에 띄지 않지만 방어율 2.59로 류현진(한화)에 이어 당당 2위를 달리고 있다. 정규리그 마지막 선발 등판이 될 이날 경기서 호투로 방어율을 대폭 낮춘다면 한 경기 더 등판할 예정인 류현진(방어율 2.27)이 난조를 보일 경우 극적인 막판 뒤집기도 노려볼 수 있다. 더욱이 이는 이혜천 개인 성적에 국한되는 사항도 아니다. 이혜천이 완봉에 가까운 호투를 해준다면 반드시 필요한 팀 승리도 자연히 따라오기 때문이다. 29일 롯데전서 2-1로 이기기는 했지만 두산 타선이 박지철 노장진을 상대로 5안타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이혜천이 마운드서 오래 버텨주는 게 필수 요건이다. 이혜천은 올 삼성전 성적이 괜찮아 두산으로서는 기대를 걸 만하다. 6경기에 나와 1패만 기록했지만 방어율은 1.93으로 훌륭하다. 결국 타선의 지원이 문제인 셈이다. 이에 맞설 느긋한 입장의 삼성은 임동규를 선발로 기용했다. 임동규 또한 두산전 성적이 좋다. 4게임서 1패뿐이나 방어율은 1.66으로 시즌 방어율 4.06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 8월 20일 기록한 1패도 6⅔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타선 지원 부족으로 당한 것이었다. 더욱이 2실점이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두산에 강한 임동규가 선발 등판하는 탓에 두산 벤치로서는 임동규 공략법에 부심해야 할 것 같다.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전혀 없는 투수가 편한 마음으로 던지면 더욱 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혜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