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후회는 없다. 충분히 가치 있는 시즌이었다". '다시 한 번' 생애 마지막 등판을 마친 로저 클레멘스(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후련한 감정을 나타냈다.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를 마지막으로 클레멘스는 올 시즌 등판을 모두 끝냈다. 이날 휴스턴이 패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짐에 따라 클레멘스도 기나긴 '휴식'에 들어가게 됐다. 클레멘스는 경기 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 시즌은 꽤나 가치 있는 시즌이었다"며 "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팬들과 기쁨을 공유한 점이 무척 즐거웠다"고 말했다.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를 했던 클레멘스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 대표팀 투수로 활약하며 컴백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는 "WBC 참가가 복귀의 원동력이 됐던 건 분명하다"면서 "그 대회에 나가지 않았더라면 그냥 은퇴 상태로 있었을 것"이라고 말해 국가를 대표해 공을 던진 것이 그의 의욕을 북돋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5월 휴스턴과 늦게 계약하고 빅리그에 복귀한 클레멘스는 19경기에서 7승6패 방어율 2.30을 기록했다. 4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구위는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경기 운영 능력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이대로 커리어를 끝내기에는 그의 남아 있는 재능이 아까운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 등판'을 몇차례나 경험했음에도 그의 또 다른 컴백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팬들의 추측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이날 애틀랜타전이 현역 최고 투수의 과연 생애 마지막 경기로 야구사에 기록될지, 아니면 몇번씩 있었던 은퇴 경기의 '또 다른 하나'에 불과할지는 그래서 미지수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