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극장가는 유난히 다양한 장르의 많은 영화들이 관객들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징검다리 휴일을 포함해 최장 9일이라는 황금연휴가 시작된 가운데 극장가는 ‘한가위답다’는 평가를 들을 만큼 풍성하다. 멜로, 코미디, 드라마, 액션, 스릴러,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그 종류도 정말 다양하다.
먼저 9월 14일 개봉한 강동원 이나영 주연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또 21일 개봉한 장쯔이, 다니엘 우 주연의 중국 무협액션 ‘야연’도 큰 스케일과 스타일리쉬한 영상 속에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떠올리게 한다.
반면 21일 개봉한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은 유독 추석 시즌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가문시리즈의 강세를 증명하듯 관객들을 폭소케 한다. 여기에 ‘할배판 마파도’라 평가받는 ‘무도리’는 ‘가문의 부활’과는 다른 웃음을 선사한다.
27일에는 이준익 감독의 차기작이자 안성기 박중훈이 네 번째로 호흡맞춘 ‘라디오스타’,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유해진 주연의 ‘타짜’가 개봉했고, 오리지널 성룡표 액션을 담은 ‘BB프로젝트’, 애니메이션 ‘앤트 불리’도 있다.
28일에는 이범수 김정은이 주연을 맡아 70년대 가족계획을 소재한 ‘잘살아보세’와 엽기 뮤지컬 코미디 ‘구미호 가족’이 개봉했다.
이렇듯 다양한 영화가 개봉함으로써 관객들은 어떤 영화를 선택해야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반대로 영화사들은 개봉 후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에 촌각을 세우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관객의 반응에 따라 영화 개봉관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개봉 전 영화사들은 개봉 스크린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 아닌 전쟁을 치러야 했고, 개봉 후에도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 스크린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올 추석 극장가는 관객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간이지만 영화사들에게는 피말리는 시간이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최장 9일이라는 황금연휴라는 점이다. 연휴가 짧다면 관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영화의 수는 최소한이 되겠지만 연휴가 긴 덕분에 관객들은 최소 2~3편의 영화를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관객들의 선호도에 따라 추석 개봉작들이 골고루 사랑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여기서 비롯된다. 극장 유동인구가 많은 명절 기간에 굳이 흥행 1위를 하지 않더라도 평상시 개봉 때보다 더 많은 관객이 영화를 본다는 것이 그런 생각을 더욱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다. 다양하고 풍성한 추석 극장가에서 관객들의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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