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는 ‘연개소문’-칭찬일색 ‘대조영’, 시청률은 왜?
OSEN 기자
발행 2006.10.01 10: 14

알 수 없는 TV 시청률이다. 드라마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있는 드라마는 20%를 넘는 높은 시청률이 나오는 반면, 칭찬을 넘어 찬사 일색인 드라마는 좀처럼 고비를 넘지 못하고 16% 선에서 머무르고 있다. SBS TV ‘연개소문’(이환경 극본, 이종한 연출)과 KBS 1TV ‘대조영’(장영철 극본, 김종선 윤성식 연출)이 대조적인 성적표를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작품에 대한 평가와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의 시청 패턴 사이에는 괴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두 드라마가 대비가 되는 이유는 비슷한 시간대에 비슷한 시대의 이야기를 다루는 사극이기 때문이다. 어느 한 드라마가 끝이 나는 날까지 비교 평가는 운명처럼 불가피하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가 발표한 9월 30일 방송 분의 시청률은 ‘연개소문’이 20.2%, ‘대조영’이 16.3%였다. 두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한 마디로 극과 극이다. ‘연개소문’의 시청자 게시판은 참혹하리만치 비관적이다. 작가에 대한 극단적인 비판에서부터 출연자들의 겉도는 연기까지 도마 위에 오르지 않는 요소가 없다. 좋은 글로 추천 받은 시청자 의견 중에는 ‘연개소문’을 ‘계산된 블랙코미디’로 조롱한 글도 있다. 이 시청자는 앞뒤가 맞지 않는 ‘연개소문’의 여러 이야기들을 조합해 볼 때 ‘연개소문은 제작진과 작가의 고도로 전략화된 코미디물이다. 코미디라고 보면 재미가 없지만 웅장한 역사드라마라 생각하고 보면 웃길 수도 있다는 제작진의 계산에 의해 만들어진 완성도 높은 블랙코미디다’고 힐난하고 있다. 작가에 대한 비판도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연개소문이 노예가 되어 수나라로 팔려가는 장면은 드라마 ‘해신’을 본 뜬 것이냐고 꼬집고 있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차용한 흔적이 뚜렷한 여러 장면들도 여전히 욕을 먹고 있다. 반면 ‘대조영’의 게시판에는 뜨거운 지지를 보내는 시청자들의 글로 가득하다. ‘양만춘’ 임동진과 ‘연개소문’의 김진태, ‘대중상’의 임혁은 물론 ‘당태종’ 송용태, ‘설인귀’ 이덕화에 이르기까지 중견 연기자들의 흡입력 넘치는 연기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9월 30일 방송된 당태종의 꿈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전쟁에 연패한 당태종이 꿈속에서 연개소문에 가위 눌리는 이 장면에서 가슴 후련한 감동까지 느꼈다는 의견들이다.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탄탄한 구성과 중견 연기자들의 혼을 빼놓는 연기에 시청자들이 깊이 빠져들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런데 시청자들의 상반된 반응에도 불구하고 두 드라마의 시청률은 거의 변동이 없다. 2주 이상 ‘연개소문’은 여전히 20% 언저리에서 머무르고 있고 ‘대조영’은 16% 선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대조영’ 애청자들은 시청률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자 KBS가 방송 편성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볼멘소리도 하고 있다. 어중간한 시간대(이미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연개소문’ ‘연예가 중계’와 ‘사랑과 야망’ 사이에 어정쩡하게 낀) 때문에 ‘대조영’이 시청률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작품에 대한 평가와 시청률이 괴리를 보이는 것은 시청패턴의 문제로 봐야 할 것 같다. ‘월화’ ‘수목’과 같은 미니시리즈는 그 길이가 한정돼 있고 또 동 시간대에 작품을 내놓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그때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취사선택을 하지만 주말 드라마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시작 시간이 들쭉날쭉할 뿐 아니라 드라마의 성격도 모두 제각각이다. 작품성이 오랜 세월 몸에 익은 시청패턴까지 바꾸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분명한 것은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시청자들의 입소문이 가장 강력한 흡입력이 된다는 사실이다. 100c@osen.co.kr 시청자들로부터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는 ‘대조영’(위)과 ‘연개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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