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들, 오승환 신기록 ‘도우미’로 총력(?)
OSEN 기자
발행 2006.10.01 17: 01

삼성 특급 마무리 오승환(24)이 1일 수원 현대전서 아시아 세이브왕에 오르기까지에는 팀 동료들의 ‘보이지 않는 활약’도 한 몫을 했다. 이날 삼성 선수들은 오승환의 한 시즌 아시아 최다 세이브 신기록(47세이브) 작성을 위해 보이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를 연출하며 세이브 상황 만들기에 분주했다. 3-0으로 앞서가던 경기가 8회초 심정수의 갑작스런 투런 홈런으로 스코어가 5-0으로 벌어진 후 오승환의 등판 기회는 물건너가는 것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삼성은 8회말 수비에서 실책성 플레이 2개를 펼치며 세이브 상황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김동수를 볼넷으로 내보낸 삼성은 다음타자 채종국의 3루 땅볼 때 더블 플레이를 시도, 1루 대주자 전준호를 2루에서 포스 아웃시켰으나 타자주자 채종국은 1루에서 세이프가 됐다. 1루수 조영훈이 살짝 떨어트려 세이프가 된 것이다. 다음 타자 정수성의 안타에 이어 후속 유한준이 3루 땅볼 타구를 날렸다. 이번에는 3루수 조동찬이 더듬으며 내야안타를 내줘 1사 만루가 됐다. 세이브 요건이 충족되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삼성 벤치는 오승환을 곧바로 내지 않고 권오준을 먼저 등판시켰다. 권오준은 첫 상대 이택근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2사 만루를 이어갔다. 그리고 삼성 벤치는 권오준을 내리고 오승환 카드를 마침내 꺼내들었다. 완벽한 세이브 상황이 된 것이다. 오승환은 동료들의 기대에 부응, 1⅓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경기를 매조지, 대망의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했다. 삼성 내야진이 8회 연출한 2개의 플레이는 비록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다분히 오승환의 아시아 신기록 상황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여졌다. 미필적 고의인 셈이다. 그래도 오승환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아시아 최고기록은 어느 기록보다도 값진 것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오승환은 올 시즌 삼성이 거둔 71승 중에서 47세이브를 기록, 대단한 팀 공헌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sun@osen.co.kr 오승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