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오승환(24)은 역시 삼성의 보물이었다. 올 시즌 삼성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는 데 일등공신이었던 오승환이 아시아 세이브왕으로 탄생했다. 오승환은 1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현대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앞선 8회 2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 1⅓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경기를 매조지했다. 시즌 47세이브로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의 이와세가 세운 46세이브를 뛰어넘은 아시아 최고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이날 경기는 오승환의 아시아 세이브 신기록 달성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삼성 선수들은 점수를 뽑아 앞서나가면서는 오승환의 세이브 상황을 염두에 두고 플레이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삼성은 4회 현대 선발 김수경으로부터 이정식의 2타점 적시타 등 3안타 1볼넷을 묶어 3점을 선취했다. 이후 순조롭게 오승환의 세이브 상황이 계속되던 상태가 8회초 심정수의 투런 홈런 한 방으로 점수차가 5-0으로 벌어지면서 살짝 꼬였다. 그러자 삼성은 8회말 수비서 내야수들이 잇따라 실책성 플레이를 연출하며 2사 만루의 상황을 만들었고 오승환의 등판 기회를 제공했다. 오승환은 8회 2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 깔끔하게 마무리에 성공하며 아시아 신기록을 달성했다. 삼성 선발 브라운은 7이닝 4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11승째를 올렸다. 오승환은 신기록 달성 후 "기록은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아시아 신기록은 깨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시즌 내내 혼자 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선후배와 코칭스태프가 모두 도와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정규 시즌 1위를 확정해 더욱 기분이 좋지만 더 중요한 포스트시즌이 남아 있기 때문에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또 오승환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좋은 팀에 있는 덕분에 좋은 기록을 세웠다. 다른 투수라도 마무리로 뛰었으면 같은 기록을 세웠을 것이다. 오준이 형도 마무리였다면 내 기록을 넘어섰을 것이다. 동료들이 나를 많이 믿어주고 나도 야수들을 믿는다. 앞으로 기록보다는 좀더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도록 연습을 더 많이 하겠다"고 덧붙였다. 선동렬 감독은 오승환의 신기록 달성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한다. 대졸 2년차로서 정말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앞으로 변화구 등 몇 가지만 보완하면 훌륭한 투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한편 현대 왕년의 에이스인 정민태가 시즌 첫 등판을 가졌다. 작년 가을 어깨 수술을 받은 후 1년 27일만에 1군무대에 복귀한 정민태는 그러나 첫 상대타자인 옛동료 심정수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신고식을 톡톡히 치렀다. 심정수는 시즌 첫 홈런이었다. 오승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