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팀 왼쪽 수비수들에게 두려움의 존재가 된 '스나이퍼' 설기현(27, 레딩)이 이번엔 상대팀 감독까지 경질 위기에 빠뜨리게 생겼다. 설기현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업튼 파크에서 가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06~200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7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2분만에 벼락같은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정확하게 말해서 전반 1분 12초만에 터진 이날 골과 함께 90여 분을 철벽 수비로 막아낸 레딩은 7경기에서 4승 2무 1패를 거두며 리그 7위까지 뛰어올랐다. 무엇보다도 관심을 모으는 것은 설기현이 이날 터뜨린 골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앨런 파듀 감독이 경질 위기에 빠졌다는 점이다. 지난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레딩을 이끌다가 2003년부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맡은 파듀 감독은 2004~2005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리그 6위를 차지한 뒤 플레이오프를 통해 2005~2006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됐다. 지난 시즌 9위를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켰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2006~2007 유럽축구연맹(UEFA)컵에도 출전 자격을 얻었지만 올 시즌은 지난해 보여줬던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7경기에서 고작 1승만을 거두며 1승 2무 4패로 하위권으로 밀려있고 팔레르모와의 UEFA컵에서도 단 1골도 뽑지 못해 조별리그에 진출하지 못했다. 여기에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지난달 10일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후반 7분 바비 사모라가 동점골을 뽑은 이후 UEFA컵을 포함해 488분동안 골을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벌써 영국 언론에서 포르투갈을 2006 독일 월드컵 4강으로 올려놓은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차기 감독으로 물망에 올랐다는 기사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가 지난 1일 파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고 스콜라리 감독이 이를 대신할 것이라고 보도한 것. 파듀 감독은 이를 부인하고 나섰지만 카를로스 테베스와 하비어 마스체라노 등 아르헨티나 '듀오'를 깜짝 영입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하위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이상 자리 보전이 위태위태한 실정이다. 그동안 상대팀 왼쪽 수비수들을 '보내버린' 설기현이 감독까지 보내버리는 일이 벌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듀 감독이 이날 패배로 인해 경질이 현실로 될 경우 설기현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