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결혼식, '축의금 얼마 냈나' 질문에 난감
OSEN 기자
발행 2006.10.02 14: 00

[OSEN=기자 수첩] 연예인 결혼식장의 취재 경쟁은 치열하다. 친분 관계가 넓은 스타들이 식을 올릴 때는 마치 연말 시상식을 방불케 할 만큼 많은 연예인들이 한자리에 모이기 까닭이다. 그러다보니 주객이 전도되는 일도 발생한다. 그 날의 주인공은 당연히 결혼을 하는 당사자지만 하객으로 온 사람이 플래시 세례를 더 많이 받는 일도 허다하고, 그들의 결혼 축하 인사말이 더 비중있는 기사로 다뤄지곤 한다. 당연히 하객으로 참석하는 연예인들에게는 수많은 질문이 쏟아진다. 여기에는 대답하기 곤란한 상식 밖의 질문도 많다. ‘축의금은 얼마나 준비했나?’ ‘2세가 누구를 닮았으면 좋겠는가?’ ‘신혼 첫날밤에 대해 조언한다면?’ 등 몇몇 질문들이 그렇다. 이럴 경우 연예인들이 몇마디로 대답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연예인들은 이런 질문에 그저 웃음으로만 대답한다. 축의금은 원래 축하의 의미와 함께 결혼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전달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결혼식에서도 ‘축의금 얼마나 준비했냐?’는 질문은 결코 쉽게 나오는 말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고, 축하하러 온 사람의 정성을 먼저 생각하는 에티켓이다. 그런데 연예인들의 결혼식에서는 축의금은 결혼 당사자와 하객의 친분 정도가 되는 양 ‘축의금은 준비했느냐?’, ‘얼마를 준비했느냐?’는 질문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또 ‘2세를 누구를 닮았으면 좋겠냐?’는 질문은 신랑과 신부의 외모를 드러내놓고 비교하는 인상을 준다. 또 이 질문과 함께 결혼 후 2세 계획을 묻는 질문은 약간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2세 계획은 어디까지나 당사자들의 몫인데 ‘몇 명 낳았으면 좋겠냐?’는 질문은 조언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특히 신혼 첫날밤에 관련된 질문은 민망하기까지 하다. 성문화 풍속도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성과 관련된 질문은 여전히 공개하기 꺼리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은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결혼식은 어디까지나 결혼을 하는 두 사람이 주인공이 돼야한다. 누가누가 하객으로 왔는가가 중요한게 아니라 두 사람이 어떻게 결혼식을 하느냐가 주가 돼야한다는 것이다. /박준범 기자 pharo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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