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기자] "오늘 월요일인데 많이 오겠어요?"
2일 오후 3시30분. 광주구장은 평온했다. 선수들의 배팅소리만 넓은 운동장에 퍼질 뿐이었다. 팀의 4위 여부가 결정나는 시즌 마지막 경기. 빅게임이었다. 서정환 KIA 감독은 큰 경기이니 관중들이 몰리지 않겠느냐는 소리를 듣더니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는 투로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서감독의 예상은 빗나갔다. 경기시작전부터 관중들이 대거 몰리기 시작하더니 광주구장 인근이 모처럼 대규모 인파로 북적거렸다. 경기시작후 3회까지도 관중들이 속속 입장했다. 3회가 지나가자 내외야석은 빼곡히 들어찼다.
입장관중수는 올시즌 3번째로 많은 8313명으로 집계됐다. 비록 1만명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자주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지난 4월29일 시즌 홈개막전에 1만4,02명이 입장한게 올해 최다관중. 시즌내내 평균 2,000~3,000여명 정도 입장했고 그나마 최근 두산과 4위경쟁이 관심을 끌면서 몇차례 5,000~6,000여명의 관중을 기록하기도 했다.
관중들은 시원한 가을바람속에서 뜨겁게 KIA를 응원하면서 모처럼 야구를 만끽했다. 경기중 5위 두산이 한화에 뒤지고 있다는 속보가 전광판에 표출되자 환호성을 질렀다. 빅게임인데다 텅빈 관중석에서 야구를 했던 선수들도 잔뜩 고무된 표정들이었다.
팬들은 한때 V9의 위용을 자랑했던 팀이 지난해 창단이후 첫 최하위로 추락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4강으로 재도약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야구장으로 몰려들었다. 시즌 마지막 경기라는게 아쉬웠지만 야구가 아직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광주구장의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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