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이 지난 2일 LG와의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4년간 맡아온 SK 감독직을 자진사퇴했다. 이에 따라 후임 감독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가운데 이만수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코치와 김성근 롯데 마린스 코치가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조 감독 용퇴 선언 직후 기자실을 직접 방문한 신영철 SK 사장은 이 코치에 대해 질문받자 "배제하지 않는다"고 부분 인정했다. 또 신 사장이 "'스포테인먼트'라는 신개념 구현을 위해 이기는 야구 플러스 알파로 팬을 위하고 야구 저변을 확대하는 인물을 뽑겠다"고 공언한 점도 '새 인물' 발탁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이 코치는 감독 경력이 없어 검증된 바 없다. 따라서 참신하지만 그의 야구 색깔을 알 수도 없다. 다만 그가 몸담고 있는 화이트삭스 구단의 아지 기옌 감독에게 일정 정도 영향을 받았음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지난 2005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이뤄낸 기옌 감독은 마이크 소시아 LA 에인절스 감독과 더불어 '스몰볼'을 추구(기옌은 자신의 야구를 '스마트볼'이라 부른다)한다. 선수의 역량에 맡기기보다는 번트나 도루 등 작전과 기동력을 중시한다. 그리고 강한 선발진과 수비력이 그 밑바탕을 받쳐주고 있다. 그러나 화이트삭스와 SK는 전력 구성이 판이하다. 또 기옌의 스몰볼은 미국, 그것도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새로웠을지 모르나 한국에서는 오히려 주류다. 또 전력과 별도로 선수단 운용은 감독의 별개 능력이다. 그 점에서 김성근 롯데 마린스 코치도 대안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김 코치는 2일 LG-SK전을 보러 문학구장에 와 있었다. 바비 밸런타인 감독과 동행한 것이었지만 SK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접촉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본 야구통인 김 코치는 지도자로서 카리스마는 물론 검증이란 절차가 필요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김 코치가 조 전 감독의 사부나 마찬가지 존재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신 사장은 "성적에는 만족하지만 근본적 변화를 위해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고 말했는데 그 대안이 유사 스타일의 김성근이라면 감독 교체의 의미가 궁색해진다. 결정권자인 신 사장은 "마무리 훈련 일정을 고려해 늦어도 14일까지 낙점 발표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미뤄 볼 때 4강팀의 현역 지도자가 아닐 것은 거의 확실하다. sgoi@osen.co.kr 김성근 전 LG 감독-이만수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