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주-류현진,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OSEN 기자
발행 2006.10.03 13: 59

승부는 이제부터다. 진짜 최고를 가리자. 오는 8일부터 준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는 한화와 KIA. 벌써부터 가슴이 떨리는 승부를 앞두고 4강 진입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일등공신들이 불꽃 튀기는 대결을 앞두고 있다. 누가 뭐라 해도 양 팀의 공신들을 꼽자면 한화는 류현진, KIA는 한기주. 둘 다 19살짜리 고졸 루키다. 입단할 때는 한기주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사상 최고의 계약금(10억원)을 받은 한기주가 2억5000만원인 류현진보다 관심이 더 뜨거웠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된 후 현상은 역전됐다. 류현진은 '괴물신인'이라는 말을 들어가며 맹활약한 반면 한기주는 선발로서 기대에 못미치며 헤맸다. 하지만 시즌 중반 이후 한기주는 불펜에서 칼을 갈며 절치부심, 막판에는 류현진 못지 않은 활약으로 4강행의 일등공신이 됐다. 비록 올 시즌 신인왕 경쟁에서는 워낙 뛰어난 성적을 올린 류현진에 뒤졌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으로 한꺼번에 만회할 태세다. 한화의 '황태자' 류현진은 두 말 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시즌 18승을 따내며 다승 탈삼진(204개) 평균자책점(2.23) 등 투수 3관왕을 차지했다. 한화는 류현진을 앞세워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의 로테이션을 지켰고 그때마다 평균 7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모든 야구인들이 '괴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기주의 성적표는 류현진에 미치지 못한다. 10승 1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6. 선발투수로는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8월부터 미들맨으로 활약한 25경기에서 45⅔이닝동안 7자책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1.38에 불과하다. 최고 155km를 뿌리는 KIA의 실질적인 소방수였다. 마침내 "계약금 10억 원의 돈이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선수는 한 차례 격돌한 적이 있었다. 지난 6월 23일 청주경기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한기주의 패배였다. 4⅔이닝동안 5피안타 4볼넷 2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반면 류현진은 8⅔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완투 직전까지 가는 호투를 펼치고 승리를 따냈다. 따라서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리턴매치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선발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을 듯하다. 류현진은 1차전 선발투수로 일찌감치 낙점받았다. 한기주의 준플레이오프 보직은 결정나지 않았지만 서정환 KIA 감독은 "정규리그와 비슷한 투수운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기주를 릴리프 투수로 기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기주는 5회 이후에 등판할 공산이 높다. 1차전에서 상황에 따라 두 선수가 맞대결 펼칠 가능성도 있다. 1차전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마운드를 지키게 되면 양팀의 4강 일등공신들이 진짜 최고수를 가리는 대결의 장이 될 것이다. 길고 짧은 것은 준플레이오프에서 가려보자며 벼르고 있는 두 선수가 과연 어떤 성적표를 남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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