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전 대표팀 감독과 김동진, 이호, 현영민이 몸담고 있는 러시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가 '특별한 팬'들에게 자동차를 선물했다. 도대체 얼마나 특별하기에 자동차까지 선물했을까.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구단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www.fc-zenit.ru)를 통해 예브게니 스테파노프, 알렉산드르 자라이스키, 베로니카 다비도바 등 3명의 서포터들에게 지난 1일 스파르타크 날치크와의 홈경기 직전 신형 자동차를 선물했다고 전했다. 제니트 구단이 이들에게 자동차를 선물한 이유는 바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자동차를 타고 원정 경기 응원을 갔기 때문이다. 원정 응원을 간 것 가지고 무슨 자동차 선물이냐고 하겠지만 그 거리를 감안한다면 그 정성이 갸륵해서라도 선물을 할만도 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서쪽 끝에 있는 러시아 제2의 도시인데 비해 블라디보스톡은 러시아 동쪽 끝에 있는 도시. 거리상으로는 1만 5000km이고 시차도 무려 7시간이나 난다. 친구 사이인 이들 3명은 이 거리를 비행기가 아닌 1986년형 자동차를 가지고 원정 응원을 떠났다. 시속 200km로 잠 한숨 안자고 운전해도 75시간, 무려 사흘이 걸린다. 무려 20년이나 된 자동차는 1만 5000km에 이르는 장거리를 견디지 못하고 블라디보스톡에서 멈춰섰고 이들 3명은 결국 기차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이들 3명의 정성어린 응원 덕분인지 루크-에너지아 블라디보스톡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이들에게 최신형 자동차로 보답했다. 자동차를 받은 뒤 이들은 "구단이 자동차를 선물할 줄 몰랐다. 너무나 깜짝 놀랐다"며 "아직 누구 소유로 할지 결정하지 못했지만 제니트 팬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팀 유니폼 색깔로 자동차를 칠한 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돌아다니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