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최동훈 감독은 영화 개봉 전까지 며칠동안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시사회후로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지만 실제 관객 반응이 어떨지 걱정되서였다. 제작사 관계자나 출연진 앞에서는 태연한 척 가장하느라 더 진땀을 뺐다. 지난 주말 뚜껑을 열은 허영만의 동명 인기만화 원작의 '타짜'가 올 한가위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황금연휴 시작인 지난달 29일부터 3일 동안 서울 34만5000명, 전국 116만7000명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18세이상 관람가라는 성인 영화의 한계를 딛고서 추석을 겨냥해 쏟아져나온 한국영화 기대작들 가운데 단연 선두를 달렸다. 지난주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며 스크린당 관객 점유율은 45%를 차지했다. '타짜'의 흥행 성공에는 상대적으로 경쟁작들의 부진도 큰 몫을 했다. 명절 대목의 흥행 보증수표라는 조폭 코미디 장르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편은 성공한 시리즈물이라는 자만감과 졸속 제작으로 개봉2주째부터 관객이 뚝 뚝 떨어지는 추세다. 각종 영화사이트의 네티즌 평점과 댓글에 악평이 쏟아지고 있어 1,2편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박시연 박준규 주현 주연의 '구미호 가족' 은 한국 관객의 취향에 낯선 뮤지컬 방식으로 외면을 당했고, 김정은 이범수의 70년대 가족계획을 풍자한 '잘살아보세'도 범작에 그쳤다. 명절 때면 꼬박 꼬박 간판을 내거는 성룡의 'BB프로젝트'도 이제 식상한 탓인지 경쟁력을 잃어가는 중이다. '타짜'의 경쟁작으로는 공지영 소설을 영화화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우행시)과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다. '우행시'는 강동원과 이나영, 두 청춘스타의 괄목상대할 연기력이 단연 돋보인데다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에 힘입어 개봉 4주차에도 꾸준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초 '왕의 남자'로 1230만 관객을 동원했던 이준익 감독이 박중훈 안성기를 캐스팅해 찍은 '라디오 스타'은 뒤늦게 힘을 내고 있다. 관객을 자연스럽게 울리고 웃기는 이 감독의 연출력 덕분에 관객 입소문이 나면서 초반보다 중반이후 강세가 예상된다. mcgwire@osen.co.kr 싸이더스 FNH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