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다. 숱하게 이민족의 침략을 받았지만 그 때마다 강력한 민족성을 발휘해 단일민족을 지켜냈다. 그런데 이런 배경이 현대사회에서는 자칫 배타성으로 인식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실제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민족을 흡수하지 않는 배타성이 인종 차별이라는 그늘을 만들어 냈고 어느덧 사회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SBS TV가 추석 특집으로 마련한 드라마가 그 증거다. 우리 사회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인종 차별의 단면을 드라마를 통해서 간접 경험할 기회를 주고 있다. SBS가 추석특집으로 방송할 ‘깜근이 엄마’(노지설 극본, 윤류해 연출)가 문제의 드라마다. 인지는 하면서도 인정은 하기 싫었던 인종 차별의 현장이 극으로 만들어졌다. 이 드라마는 백인들에게는 관대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은 얕잡아 보는, 두 가지 편견에 젖어 있는 우리 사회의 모순을 정통으로 겨냥하고 있다. ‘깜근이’라는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깜근이는 조상목(이원종 분)과 필리핀 출신 여자 떼레시따 사이에 난 아이다. 이름은 조명근이지만 명근이라는 이름보다는 깜근이로 더 많이 불린다. 어감 그대로 얼굴과 피부가 검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 깜근이다. 깜근이 역을 맡은 김지한 군의 사연도 눈길을 끈다. 지한 군이 실제 필리핀 아버지 유스프 씨와 한국인 어머니 김돈희 씨 사이에 난 혼혈아이기 때문이다. 지한 군은 올초 미식축구 스타 하인즈 워드가 방한해 펄벅재단을 찾았을 때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혼혈아로 사는 설움을 토로한 주인공이다. 연출을 맡은 윤류해 PD가 혼혈아 주인공을 물색하던 중 TV에서 우연히 지한 군을 발견하고 곧바로 펄벅재단에 연락을 취해 캐스팅 했다. 지한 군은 드라마에 캐스팅 되고 난 후에 연기학원을 다니며 연기 수업을 쌓았다. 혼혈아라는 편견에 아파 본 경험이 있는 지한 군이다 보니 연기는 더욱 실감날 수 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아시아 민족들과의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혼혈아 ‘코시안’이 2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받고 있는 코시안의 눈물이 우리 사회에 어떤 반향을 줄 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깜근이 엄마’는 오는 10월 7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SBS TV에서 방송된다. 100c@osen.co.kr 깜근이를 연기한 김지한 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