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은 한화 이글스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그 해 한화가 1986년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특히 한화는 추석 때만 되면 1999년을 잊을 수 없다. 양대리그로 치러진 1999시즌 한화는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놓고 현대와 매직리그 2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현대에 뒤져 있던 한화는 시즌 막판이었던 추석연휴 현대와의 인천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한 덕분에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서 두산과 롯데를 연파하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승률 4위 성적으로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쥐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그렇게 기분좋은 ‘추석의 추억’을 갖고 있는 한화는 올해가 1999년과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한 상황이라며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과 투타 전력이 당시와 비슷한 상태라며 ‘어게인 1999년’을 부르짖고 있다. 한화는 1999시즌 우승을 차지할 때 마운드 구성과 공격력이 현재와 비슷한 전력 구성이라고 주장한다. 당시에는 탄탄한 선발진에 송진우(15승) 정민철(18승) 이상목(14승) 등이 버티고 있고 마무리에는 ‘대성불패’ 구대성(32세이브포인트)이 지키고 있었다. 공격에서는 외국인 강타자인 로마이어와 데이비스가 ‘쌍포’로 맹활약하며 국내파인 장종훈, 강석천과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뤘다. 당시 전력과 비교할 때 올해는 투타에서 못할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선발진에는 올 시즌 최고의 원투펀치인 ‘류현진(18승)-문동환(16승)’이 지키고 있고 6년 만에 복귀한 마무리 구대성이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베테랑 송진우(8승)와 정민철(7승)이 여전히 뒤를 받치고 있으며 지난해 포스트시즌서 맹활약한 최영필이 부상에서 복귀해 불펜에 힘을 보태 안정된 마운드를 구축하고 있다. 타선에서는 데이비스가 아직도 주포로 활약하고 있고 김태균-이범호-이도형이 뒤를 받치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한 방 타선’이 상대 투수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도 현재 전력이 1999년 못지 않다며 올 시즌 한화를 포스트시즌 ‘다크호스’로 꼽고 있다. 투타의 안정된 전력이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마무리 구대성의 구위가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관록투는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서 진가를 더욱 발휘한다는 설명이다. 1999년 추석 연휴에 기분좋은 3연전 싹쓸이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던 한화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8일 시작되는 KIA와의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어떤 결과를 빚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