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KIA에 밀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두산 베어스의 막판 분전 덕분에 올 시즌 프로야구는 막판까지 긴박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두산은 지난 4일 잠실 롯데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63승 60패 3무로 4위 KIA에 1경기 뒤진 5위로 시즌을 마쳤다. 72만 6359명의 홈관중을 동원해 최고 인기구단으로 올라선 것은 또 하나의 수확이었다. 돌이켜 보면 두산으로서는 4번타자 김동주의 부상이 치명적이었다.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1루로 슬라이딩하다 어깨를 다친 김동주는 이 여파로 올 시즌 43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올 시즌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던 김동주가 풀타임으로 시즌을 뛰었더라면 KIA와의 1승 격차는 능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김동주는 타율이 2할 5푼에 그쳤지만 35안타 중 11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였다. 또 17삼진을 당하는 동안 볼넷은 23개를 얻어냈다. 두산으로서는 내년 시즌에도 김동주가 베어스 유니폼을 입는 것이 역설적으로 전화위복이다. 두산은 4일 롯데전을 끝으로 주전 유격수 손시헌을 비롯해 임재철 김성배 용덕한이 군입대를 위해 2년간 팀을 떠난다. 그러나 두산의 보다 시급한 문제는 FA 박명환과 용병 투수 부분이다. 박명환은 122⅓이닝을 던져 7승(7패)에 그쳤으나 투구의 질은 FA 최대어임을 입증하기에 크게 부족함이 없다. 아울러 리오스와 랜들이 15승 안팎을 보장해주는 특급 용병임은 두 말 할 나위 없다. 과연 두산이 이들 마운드 '빅3' 중 몇 명을 내년에도 잔류시키느냐, 떠난다면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2007시즌 농사는 좌우될 것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4일 롯데전 직후 팬들을 향해 "4강 진출에 실패해 죄송하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마무리 훈련에 이어 1월부터 시작되는 전훈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2007년은 김동주 외에 포수 홍성흔까지 시즌 후 FA가 될 것이 유력시되는 '올인의 해'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김경문 감독이다. sgoi@osen.co.kr 지난 4일 시즌 최종전을 치른 뒤 김경문 감독이 잠실 구장서 팬들과 함께 한 자리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