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아-박선영, 악녀에서 성녀 변신 대성공
OSEN 기자
발행 2006.10.06 08: 49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이 ‘드라마 악녀 베스트, 최고는?’이라는 타이틀로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후보에는 이유리(러빙유), 김민정(라이벌), 송윤아(미스터Q), 김소연(이브의 모든 것), 도지원(여인천하), 견미리(대장금), 이휘향(천국의 계단), 박선영(진실)이 올랐다. 10월 5일 현재, 총 12621명이 투표에 참석한 가운데 ‘천국의 계단’에서 호연을 펼친 이휘향이 4391명으로 34.8%를 기록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송윤아와 박선영에 눈길이 머무는 것은 왜일까. ‘미스터Q’와 ‘진실’을 모르는 시청자들은 이들이 후보로 오른 까닭에 대해 상당히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때때로 깍쟁이 같은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추긴 했지만 악녀 이미지는 선뜻 매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윤아나 박선영은 분명 ‘미스터Q’와 ‘진실’을 통해 악녀로서 시청자들의 몰매를 엄청 맞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두 사람 모두 이 한 편의 작품을 통해 악녀로 크게 뜬 후 이미지가 성녀로 급전환 됐다는 점이다. 한번 굳어지면 바꾸기 쉽지 않은 것이 이미지인데 이들은 보란 듯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먼저 송윤아는 ‘미스터Q’에서 황주리란 인물로 김희선과 대립하는 악녀 연기를 실감나게 선보였다. 속옷회사 디자인 실장으로 한해원(김희선)을 시기하며 괴롭히고 방해하는 직장 상사로 출연했다. 드라마가 방영중일 때만 해도 시청자들의 미움을 많이 받던 캐릭터였으나 마지막 회에서 악녀 같았던 그녀도 사실은 마음 여린 여자였다는 점이 부각돼 시청자들의 동정표를 많이 얻었던 캐릭터이다. ‘진실’의 박선영도 마찬가지다. 박선영은 처음부터 시청자들의 동정표를 얻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었다. 모두의 사랑을 받고 뭐든지 잘하는 성녀 이자영(최지우)과의 비교 속에서 박선영은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우연히 저지른 교통사고를 이자영에게 누명 씌우는 악행까지 저질러 시청자들의 원성을 많이 들었지만 역시 결말 부분에서 잘못을 반성하고 착한 이미지로 돌아서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돌렸다. 즉 송윤아와 박선영이 한 순간에 악녀 이미지를 벗을 수 있었던 것은 드라마가 악녀를 벌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잘못을 반성하고 개과천선한 모습을 충분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연기자들이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담이 큰 데 비해 송윤아와 박선영은 악녀 이미지를 싹 털고 성녀로 거듭났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눈길이 모아지는 것이다. 반대로 악녀 후보들 중에는 성녀에서 악녀로 변신한 연기자도 있다. 바로 도지원이다. 도지원은 ‘서울뚝배기’로 데뷔한 이후 줄곧 착한 여자 이미지로 출연하다가 ‘여인천하’를 계기로 이미지를 180도 바꿨다. ‘여인천하’에서 표독스러운 경빈박씨 역할로 주인공 정난정(강수연) 못지않게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어 화제가 됐다. 최근 영화 ‘신데렐라’에서는 데뷔 17년 만에 스크린 주연을 맡아 호연을 펼치는 등 재평가 받는 배우 중 한 사람이다. 악녀들이 돋보이는 시대다. 놀부가 성품은 악해도 능력이 뛰어나다고 재평가 받는 것처럼 악녀들이 매력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의 연속인 현실 속에서 성녀 이미지의 여주인공들은 무능력하고 답답해 보이기만 할 뿐이다. 그런 면에서 악녀들은 현실에 더 적합한 이미지로 묘사되고 드라마를 긴장감 있게 끌고 가는 힘이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서고 있는 듯하다. oriald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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