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흥행기록, ‘정말 맞는거야?’
OSEN 기자
발행 2006.10.06 09: 04

최소 4일, 최장 9일이라는 황금연휴인 올 추석 극장가는 다양한 영화들이 개봉해 흥행 경쟁을 벌인다. 9월 14일 강동원 이나영 주연의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시작으로 21일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 27일 허영만 작가의 원작만화를 바탕으로 영화로 제작된 ‘타짜’,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차기작이자 안성기-박중훈의 네 번째 호흡을 맞춘 ‘라디오스타’, 28일 이범수 김정은의 ‘잘살아보세’, 엽기 뮤지컬 코미디 ‘구미호 가족’ 등 한국영화도 많고, 성룡의 리얼액션을 담은 ‘BB프로젝트’, 장쯔이와 다니엘 우가 주연한 ‘야연’, 추석기간 유일한 애니메이션인 ‘앤트 불리’ 등 외화까지 한가위 극장가는 말 그대로 풍성하다. 이렇게 많은 영화들이 추석 시즌에 대거 개봉한 이유는 흥행 대박을 노리거나 대박은 아닐지언정 평소보다 관객유동인구가 많은 추석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심산인 셈이다. 이렇듯 많은 영화들이 개봉함으로써 과연 어떤 영화가 추석 시즌에 가장 흥행할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그러나 그 흥행작이 과연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봤는지 정확한 수치를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 영화 흥행기록은 영화사들이 배급사를 통해 자체 집계한 결과다. 그러다보니 신뢰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다. 그러나 이것도 스크린 가입율이 86%(221개 영화관 1511개 스크린)에 불과해 나머지 14%에 대한 정확한 집계라고는 할 수 없다. 게다가 최근 CGV와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업체들의 개관을 준비하고 있어 새 개봉스크린까지 과연 포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우고 하루하루 그 수치를 경신해 나가고 있는 ‘괴물’(봉준호 감독)은 영화사 자체 집계결과 약 1300만이다. 하지만 영진위의 집계결과(10월 5일 기준)는 1036만 8874명으로 천만관객을 조금 넘었을 뿐. 나머지 14%를 감안하더라도 약 100만명 가량이 차이가 난다. 올 추석 극장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타짜’도 영진위 기준 개봉 첫 주에 100만 6805명이었지만 영화사가 집계한 결과는 116만 7천명으로 약 16만 가량이 차이가 있다. 14% 스크린을 감안하면 약 2만명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영화의 정확한 흥행기록을 알기 위한 수단과 방법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던 일이다. 영진위의 조사도 그 일환이다. 하지만 스크린 가입율이 100%가 되지 않는 이상 영진위의 집계는 신뢰도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영화사 자체 집계결과만을 따지는 것도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영화도 산업이다. 산업인 만큼 흥행도 주요하지만 아울러 확실한 지표가 있어야 정확한 성장세와 발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극장가에서 영화들의 경쟁이 치열한 경우에는 이런 지표가 무엇보다도 가장 믿을 만한 수단일 것이다. 때문에 이런 지표를 만드려고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pharos@osen.co.kr '괴물'의 영화 스틸(청어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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