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아들’ 이종범(36.KIA)은 올 시즌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시즌 개막전인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주장으로서 후배들을 이끌며 4강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지난 시즌 종료후 2년 최대 18억원이라는 몸값을 받고 프리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한 것이 부족함이 없는 실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즌에 돌입해서는 오버페이스한 탓에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그 탓에 2번씩이나 2군행의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그렇게 주장으로서 제구실을 해내지 못하던 이종범은 시즌 막판 1군으로 복귀해서는 ‘바람몰이’에 앞장서며 팀의 4강행에 기여했다. KIA 타이거스가 4강에 진입하는 데 가장 상징적인 순간은 지난 9월 16~17일 잠실에서 있었던 두산과의 3연전 전승은 이종범의 공이 컸다. 이종범은 부상을 마다하지 않은 허슬 플레이로 공격과 주루 플레이에서 앞장서며 팀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종범의 시즌 성적은 93경기서 타율 2할4푼2리(339타수82안타), 홈런1개, 타점 21개, 도루 10개다. 시즌 성적표만을 놓고 본다면 예전의 '야구 천재'의 면모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이종범은 중요한 경기에는 '승부사'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종범은 1군에 복귀한 9월부터 정규리그가 끝날 때까지 3할1푼1리(103타수 32안타) 10타점의 고감도 방망이를 휘둘렀다. KIA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 시절의 마지막 영광을 함께 했던 이종범이 다시 한 번 포스트시즌서 그 진가를 발휘할 태세이다. 8일부터 시작되는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이종범은 신예 후배들을 이끌며 다시 한 번 바람을 일으킬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은퇴하기전 팀의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하려는 이종범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