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올라오면 좋을 텐데".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선착한 현대 선수들과 김재박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보며 어떤 팀을 응원할까.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올해 2위를 차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워준 KIA 타이거즈다. 현대는 올해 KIA를 상대로 무려 13승을 했고 5패에 불과했다. 13승 가운데는 8연승이 끼어있다. 4강에 오른 팀이 특정 팀을 상대로 이렇게 무참히 당한 경우는 거의 없다. KIA 투수들의 현대전 평균자책점이 4.96에 이른다. 현대를 만나면 평균자책점 1위(3.33) 팀의 자존심이 뭉개졌다. 게다가 현대는 2001년 KIA 창단 이후 상대 전적에서 한 시즌도 KIA에게 뒤진 적이 없을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은 KIA의 유니폼만 보면 일단 50점을 따고 들어가고 반대로 KIA 선수들은 현대만 만나면 먼저 주눅이 들어있다. 반면 한화는 껄끄러운 존재다. 올해 9승 9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현대 타자들은 류현진-문동환 원투펀치와의 대결에서는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한화 타선은 3번 데이비스부터 6번 이범호까지 타선이 강력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벤치 대결에서도 경험이 풍부하고 노림수를 갖고 있는 김인식 감독이 버티고 있다. 최영필 구대성의 불펜도 부담스럽다. 현대는 올해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삼성을 벼르고 있다. 주변에서는 현대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전통적으로 우세를 보였기 때문에 삼성을 꺾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렇다면 플레이오프를 가볍게 통과해야 되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 상대가 한화가 아닌 KIA이기를 바라는 이유다. sunny@osen.co.kr
